"겉을 보면 속을 알 수 있는 토마토처럼 투명한 경영을 펴겠다."
김재현(61) 한국토지공사의 '토마토 경영'이 화제다. 김 사장은 최근 공사 창립 31주년(4월 1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토마토는 겉이 빨간색이면 속도 빨갛게 익은 것이고, 겉이 푸르면 속도 익지 않은 것"이라며 "겉과 속이 같은 토마토처럼 진실되고 한결 같은 토공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11월 김 사장이 '토마토 경영'을 처음 꺼냈을 때만 해도 공사 안팎에선 선언적인 취임 일성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토마토 경영'은 단순한 수사를 넘어 실천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게 바로 조성원가 공개다.
김 사장은 "택지공급 가격을 15~20% 수준인 토지보상비와 단순 비교, 토공이 땅 장사를 한다는 오해가 가장 곤혹스럽다"라며 "정부에서 조성원가 공개안을 공시하는 즉시 조성원가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성원가의 경우 토지보상비 외에도 도로ㆍ공원 등을 건설, 전체의 절반 정도를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기부채납하고 사업지구 밖의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등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토마토 경영'은 그가 경영의 근간을 '애정'으로 삼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그는 "현장에서 땀 흘리며 맡은 바 직무를 묵묵히 해내는 직원들이 땅 장사나 한다는 오해를 받는 게 가장 미안했다"며 조성원가 공개의 또 다른 배경을 설명했다.
김 사장이 '토마토 경영'과 함께 요즘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구체적 사업 중 하나는 개성공단 조성사업이다. 총 개발면적 2,000만평 중 1단계 사업인 공장구역 100만평을 토공에서 조성하고 있다. 내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71%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시범단지 2만8,000평에는 15개 기업이 공장 가동중이거나 준비중이다.
그는 "북측의 개성 공단을 성공적으로 조성한 뒤 개성공단-인천경제자유구역-서울로 이어지는 환 서해권 삼각 경제특구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중"이라며 "이 경제특구는 우리 민족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본격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큰 그림을 그렸다. 조선대를 나와 1979년 입사한 김 사장은 전남지사장, 택지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내는 등 토공에서 잔뼈가 굵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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