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격전을 벌인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승자의 입장에 선 국민은행은 도약의 단꿈에 부풀어 있는 반면, 패자의 하나은행은 내부 추스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3일 4월 월례조회에서 “외환은행과의 결합을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뱅크를 만들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강 행장은 이어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 및 금융산업도 해외에 나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특히 자금 수요가 많고 영업 마진율도 높은 아시아의 신흥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방식을 적극 모색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또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만남은 국내영업과 해외영업, 개인영업과 기업영업이 만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단순히 가지만 접 붙이는 것이 아니라 뿌리 하나까지 접붙여 더욱 뿌리 깊고 튼튼한 나무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이날 2분기 조회사에서 “외환은행 인수 실패는 잠시 꿈을 꾸다가 깨어난 것에 불과하다”며 “외환은행 인수 기회를 놓친 점에 대해 실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 행장은 이어 “하나은행이 인수합병(M&A)될 것이란 건 M&A의 본질이나 그 과정을 잘 알지 못하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직원들의 우려도 다독였다.
김 행장은 ‘LG카드 인수’를 염두에 둔 듯 “만약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또 다른 M&A의 꿈을 꾸면 된다”며 “그 어떤 조직보다 M&A 성공 경험이 많으므로 가장 이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 영업확대를 독려하며 목표달성 시 직원들의 기여부분에 대한 특별성과급 제도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