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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로 濠대사 인터뷰/ "한-호주 FTA 체결은 양국 모두에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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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로 濠대사 인터뷰/ "한-호주 FTA 체결은 양국 모두에 윈-윈"

입력
2006.04.0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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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에 가려 주목 받지 못했던 호주산 쇠고기가 뒤늦게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깨끗하고 맛 좋은 질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입니다. 청정육우 호주 쇠고기를 마음껏 드세요.”

피터 로(56) 주한 호주 대사는 시장 점유율 75%로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호주 산 쇠고기가 광우병 의혹에 시달리는 미국산 쇠고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한국과 호주는 수교를 맺은 지 45주년 되는 해. 14일로 대사 부임 100일을 맞는 그는 “개인적으로 세 번째 한국 근무라 편하다”며 ‘첫 여성 총리 탄생’을 눈 앞에 둘 만큼 한국 여성이 사회 곳곳에서 큰 역할을 하는 모습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꼽았다.

1983~86년 이등서기관으로, 95~98년 부대사로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일한 그는 중국에서 이등서기관으로 4년, 외교부에서 홍콩ㆍ마카오ㆍ대만 과장, 중국ㆍ몽골 과장, 동아시아 심의관 등을 역임한 동아시아 전문가다.

호주에게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특히 나라 경제의 20% 가까이를 철광석, 우라늄 등 풍부한 지하 자원과 농산물 수출에 의존하는 호주에게 한국(4위), 일본(1위) 중국(3위) 등 주요 수출국이 모두 포진돼 있는 아시아는 경제의 목줄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 대사는 “호주 정부가 이 지역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운명을 걸었다”면서 “중국과 협상 중이며 개인적으로 임기 중에 한국과 FTA 체결도 가시적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FTA를 맺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한국 농민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로 대사는 “호주가 한국에 수출하는 주요 농산물은 밀 사탕수수 등인데, 이는 한국 농가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 품종”이라며 “FTA로 호주의 자원이 꼭 필요한 한국이나 한국산 전자제품, 자동차 등이 꼭 필요한 호주 모두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처음 근무했을 때 혼자 찾았던 울릉도에서 갈 곳 없는 낯선 외국 손님에게 방을 내주고 주인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잔다고 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울릉도 옆 독도를 일본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고 하자 그는 피했으면 하는 질문을 받았다는 듯 난감해 하면서도 “호주는 어디까지나 ‘제3의 나라’로서 모두가 친구처럼 지내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명함에는 육필덕(陸弼德)라는 한자가 적혀 있다. “중국에 첫 근무를 했을 때 대사관 통역관이 지어준 이름”이라며 “남을 돕고 덕을 쌓으라는 이 말을 마음 속에 늘 새기고 다닌다”고 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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