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善終) 1주기를 맞은 2일 세계가 추모 물결로 가득 찼다.
바티칸 일대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순례자를 비롯해 50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 순례자 절반은 이탈리아 지방에서 상경했으며,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폴란드에서도 1만 명이 전세 버스와 열차로 바티칸을 찾았다.
시신이 안치된 성 베드로 대성당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은 광장 주변까지 길게 늘어섰다. 묘소 앞에서 기도하고 헌화하는 순례자들이 너무 많아 몇 초만 머물 수 있었다.
성베드로 광장에는 수만의 가톨릭 신자들이 밤새워 기도를 올리며 요한 바오로 2세의 저서와 강론의 발췌문을 낭독하고 성가를 부르는 등 추모의 행렬이 이어졌다.
서거 1년 뒤에도 변함 없는 추모 물결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위 26년간 받아온 사랑이 전혀 바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정오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요한 바오로 2세는 굴하지 않는 신앙으로 하느님을 위해 희생하고 성모 마리아에게 자신을 바치는 삶을 살았다"며 "교회와 인류의 역사에 심오한 자취를 남겼다"고 기렸다.
베네딕토 16세는 서거 시각인 오후 9시37분 추모 메시지를 전했고 요한 바오로 2세가 주교로 봉직했던 폴란드 크라쿠프 교구에도 생중계됐다.
선종 1주기 행사를 관장하는 마우로 파르미기아니 신부는 1일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諡福) 절차가 거의 끝난 상태여서 조속한 시성(諡聖)을 위한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에 앞서 기적 등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이 크라구프 교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교구는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이 되기 전까지 시무했던 곳이다.
CNN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하기 직전에 자신의 침대 곁에 모여있던 사람들에게 성경을 읽어달라는 마지막 요구를 했다고 보도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비서이자 40년 친구였던 스타니슬라프 지위즈 추기경은 이같이 선종 풍경을 전하며 "한 성직자가 요한복음의 9개장을 읽어주었다"고 소개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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