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전격 출국이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압수수색에서 뭔가 단단히 걸린 것 아니냐는 얘기다.
때마침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점심 간담회 자리에서 “현대차 본사와 계열사인 글로비스 압수수색은 내부자 제보 이상으로 큰 성과가 있었다. SK 비자금 사건 이후로 압수수색 성과가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박 중수부장의 발언과 정 회장의 출국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내부자 제보에 의해 비밀금고의 존재와 금고 비밀번호까지 파악하고 압수수색을 했다.
그렇다면 “내부자 제보 이상의 성과”란 제보 내용에 들어있지 않은 거액의 추가 비자금 줄기를 파악했거나 정 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비자금 조성 및 로비에 관여한 증거를 찾아냈음을 뜻할 수 있다.
정ㆍ관계 로비 내역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문건의 발견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검찰은 2003년 2월 SK 그룹의 핵심인 구조조정본부와 최태원 SK 회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해 최 회장이 분식회계를 지시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내부 문건을 확보했었다.
그 문건은 최 회장을 구속 기소의 결정적 단서였다. 당시 서울지검 2차장으로서 수사를 지휘했던 간부가 박 중수부장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