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와중에 2일 미국으로 전격 출국함에 따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정 회장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 및 조지아주의 기아차 공장부지 예정지를 방문, 현지 판매 현황과 공사 진척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1주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에 잡혀있던 일정대로 출국한 것일 뿐 '도피' 등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며 “1주일 일정으로 출국했기 때문에 검찰측과는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정 회장이 이번 방미기간 현지 딜러점을 방문, 자동차 판매 증대 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지난달초 준공된 디트로이트 연구소도 찾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차의 설명과는 관계 없이 정 회장의 출국에는 대 내ㆍ외적으로 여러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검찰의 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 회장을 비롯한 최고위층의 연루 의혹과 소환 조사 등의 가능성이 점쳐지자, 이를 불식시키고 대외적으로 ‘결백’을 나타내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다.
재계에서는 또 정 회장이 그룹의 ‘경영 공백’과 ‘도피 의혹’을 감수하면서도 출국을 감행한 만큼 방미체류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은 27일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리는 우드로 윌슨 시상식에 민간부문 수상자로 참석할 예정이며, 이틀 후 조지아주 공장 기공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처럼 일단 국내를 떠나 해외에서 머물면서 수사 진행 과정 등을 지켜본 뒤 귀국 일정을 조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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