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일 관계와 북한 문제, 외국인입국자 지문 채취 문제 등 쟁점 사안에 대한 다양한 토론과 관점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일본 도카이(東海)대학 김경주(39ㆍ언어학) 조교수가 3일부터 아사히(朝日)신문 계열 위성방송 시사전문 채널인 '아사히 뉴스타'의 간판 프로그램 '뉴스의 심층'을 진행한다. 재일동포나 귀화한 경우가 아닌 한국인이 일본 방송의 뉴스프로그램 진행자가 된 것은 처음이다.
'뉴스의 심층'은 평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일본 안팎의 정치, 경제, 국제 뉴스를 보도하면서 쟁점에 대해서는 관련 정치인이나 전문가, 저널리스트 등을 토론자로 초청해 논쟁을 이끌어내거나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교수는 월요일 진행을 맡았다. 오카자카 데쓰야(岡崎哲也) 아사히 뉴스타 보도제작국장은 "그간 지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진행자를 물색해오다 다부진 지성과 확고한 신념을 지닌 김 교수가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 북핵 6자회담 직후 재일동포인 강상중 도쿄대 교수 등과 함께 이 방송사의 다른 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출연했다가 눈에 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국 관계자는 "김 교수의 일본어가 유창한데다 다른 일본인 여성 진행자들과 달리 정치ㆍ사회 이슈에 대해 '직설화법'으로 의견을 밝히는 점, '뉴스의 심층'에서 새로운 진행자를 발굴해 키우려고 했던 점 등이 맞아 떨어져 낙점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외대 동시통역대학원에서 한ㆍ일 동시통역으로 석사,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양국의 학술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한ㆍ일불교문화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주최한 한ㆍ일 문화교류에 관한 전문가 간담회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뉴스 진행자가 한국인임을 너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으로 한ㆍ일 관련 이슈를 다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방송사로부터 일본 여성 진행자에 없는 개성을 발휘해달라는 당부를 받았다"며 "아사히 뉴스타가 위성방송인데다 진보적인 만큼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다루겠다"고 덧붙였다.
3일 첫 진행에서 그는 최근 일본 정계를 발칵 뒤집은 민주당의 엉터리 e-메일 폭로사건을 다룰 예정으로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자민당 의원을 토론자로 섭외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