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페이스라면 “이승엽(30)이 올시즌 홈런 50개는 칠 수 있을 것”이라는 와타나베 쓰네요 요미우리 구단주의 ‘예언’이 맞아떨어질 지도 모르겠다.
또 홈런이다. 벌써 2개째. 요미우리의 개막 3연전의 테마는 4번타자 이승엽의 ‘무서운 몰아치기’다.
2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요미우리-요코하마의 시즌 3차전. 5-4의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요미우리의 7회말 공격때 또 이승엽이 ‘일’을 냈다.
1사후 이승엽을 상대한 투수는 왼손 선발 요시미에 이어 등장한 오른손 사이드암 가토. 지난달 31일 개막전때 이승엽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투수다.
볼카운트 2-2에서 가토가 던진 볼은 시속 140㎞짜리 바깥쪽 높은 직구. 그러나 이번에도 이승엽의 완벽한 스윙에 제대로 걸렸다.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이승엽의 쐐기포를 앞세운 요미우리는 7-4로 승리, 개막 3연전을 2승1패로 장식했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은 요코하마의 중간계투 가토는 ‘이승엽 공포증’에 시달릴 만 하다.
1차전에선 몸쪽 싱커를 얻어맞더니 3차전에선 바깥쪽 직구를 던졌다가 허망하게 당했다. 정반대의 코스에 서로 다른 구질을 던져도 넘겨버리는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앞선 1회말 1사 1ㆍ2루에서도 요코하마의 왼손 선발 요시미에게 우전안타를 뽑아내 만루 찬스를 만들어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날 4타수 1안타로 숨을 고른 이승엽은 이날 홈런을 곁들인 안타 2개를 추가해 3경기에서 5할 타율(10타수 5안타)에 4타점, 7득점을 기록중이다.
이승엽은 “5회말 어이없게 아웃 되고 난 뒤 덕아웃에 들어가보니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남은 타석때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이 ‘어이없는 아웃’이라고 자책한 것은 1루 주자로 나간 5회말 요코하마 1루수 사에키가 공을 숨긴 것도 모른 채 베이스에서 발을 뗐다가 태그 아웃 됐기 때문이었다.
아웃 된 뒤 덕아웃에 들어가 헬멧을 집어던지며 스스로를 자책했던 이승엽이 결국 홈런 한 방으로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셈이 됐다.
3일 하루를 쉰 이승엽은 4일부터 도쿄 진구구장에서 벌어지는 야쿠르트와의 3연전에서 시즌 3호 홈런을 노린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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