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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서동요' 장신구 디자인 이향숙씨/ 백의민족? 우린 컬러민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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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서동요' 장신구 디자인 이향숙씨/ 백의민족? 우린 컬러민족이에요

입력
2006.04.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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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민족이라니요? 한민족은 컬러 민족이고 찬란한 금속 문화를 가진 민족이에요. 우리 기술이 최고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새삼 그 아름다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SBS드라마 ‘서동요’에 사용된 백제 장신구 ‘오색야명주’와 ‘녹색신표’를 제작한 보석 디자이너 이향숙(45ㆍ주얼디자인텍 대표)씨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지난해 3월께 백제의 찬란했던 과학기술을 재현한다는 목표로 제작된 이 드라마 제작 참여를 제의받고 귀가 번쩍 뜨였다고 했다. “가장 빛나는 금속 문화를 자랑했던 백제의 야금술을 다룬다기에 ‘그래 이거다’ 싶었죠.”

당초 그가 맡은 일은 서동의 왕자 신분을 나타내는 ‘오색야명주’와 백제의 첨단과학기술원 격인 태학사의 출입증인 ‘녹색신표’의 재현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신라 선화공주, 백제 우영공주를 비롯한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귀금속 장신구 제작도 그가 도맡았다. 8개월에 걸친 제작기간 동안 이씨가 만든 장신구는 모두 180여점에 이른다. 이씨는 ‘백제적’인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부여와 공주, 익산을 수없이 왕래하며 연구를 거듭했다.

그러나 이씨가 이 드라마에 매달린 더 중요한 이유는 귀금속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서였다. 그는 “한민족만큼 금, 은 등 귀금속을 잘 다뤘던 민족은 없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귀금속산업이 마치 마약처럼 떳떳하지 못한 일로 폄하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귀금속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기 위한 그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은방 문화’가 전부였던 국내 보석업계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던 그는 2000년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이후 다양한 국제 전시회를 통해 한국 보석문화를 알리는데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이씨는 “귀금속 기술은 그 민족의 역사이자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베르사체, 아르마니 같은 명품이 값비싼 것도 그 브랜드가 유지하고 있는 ‘장인정신’때문”이라며 “우리도 오랜 귀금속 기술의 전통을 오늘에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ㆍ사진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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