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탕 탕’
국내 최대 연어 회귀 하천인 강원 양양군 남대천에 총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연어치어를 노리는 새를 쫓기 위한 공포탄 소리다.
남대천에서는 요즘 방류한 연어치어를 잡아먹으려는 새들과 이를 퇴치하기 위한 주민들간에 한판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청둥오리 갈매기 등이 맛좋고 잡기 쉬운 연어치어를 노리고 수백마리씩 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남대천에는 최근 400여만 마리의 연어치어가 방류돼 새들에게는 그야말로 ‘물반 고기반’인 셈. 쪼아대기만 하면 쉽게 포식할 수 있다.
연어치어는 방류 후 하천에서 1개월 정도 적응기간을 보낸 후 바다로 나간다. 새들은 치어가 남대천에 적응하지 못해 어리벙벙할 때를 노린다. 부화조에서 자란 일부 치어들은 야생에서 수온이나 산소상태가 달라 쉽게 물 속으로 들어가지 못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새들에게는 굴러온 떡이나 다름없다. 이철호 연구사는 “특히 오리는 큰 입을 갖고 저인망식으로 새끼들을 훑어먹는 등 새들로 인한 피해가 적지않아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양연어연구센터 직원들은 순찰조를 편성해 매일 남대천을 오르내리며 공포탄을 쏴대며 새를 쫓고 있다. 또 독수리 모형을 강가에 걸어놓고 새들을 위협하기도 한다.
연어센터측은 “연어가 바다로 나가기 전 한달 동안 하천생활을 하는데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철새들이 남대천을 찾는 시기와 일치한다”며 “공포탄으로는 대적하고 있지만 워낙 새들이 많아 중과부적”이라고 말했다.
양양=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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