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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남을 이해해야 양극화도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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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남을 이해해야 양극화도 해소"

입력
2006.03.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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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75) 추기경은 30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고, 한 사람도 소외됨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욕과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며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평화를 가져다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바티칸에서 열린 서임식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 귀국한 정 추기경은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앞서 발표한 ‘한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의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한국 교회는 중국과 북한 등 우리 이웃이 그리스도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두번째 추기경으로 서임된 소감은.

“두번째 추기경 서임은 국가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40년 전 로마에 갔을 때는 아무도 한국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후 한국을 모두 알게 됐다. 올림픽이 열리고 3년 뒤 동구가 해체됐다.

‘올림픽 개최가 동구 해체를 가져왔다’는 얘기도 있다. 당시 동구권 사람들은 마라톤 경기 때 경기를 본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봤으며, 그 일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배경이 없었다면 나는 추기경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동안 국력을 신장시켜온 국민들 덕택이다. 국민들에게 감사한다.”

-최근 양극화 현상 때문에 계층간 불신이 심한데.

“재산이 많아도 마음이 불행하면 불행한 것이고, 재산이 적어도 마음이 행복하면 행복한 것이다. 결국 행복은 마음에 달려있다. 국가 지도자들과 국민이 함께 진정한 행복 추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음의평화는 양보에서 온다. 이해받기 보다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고, 사랑받기 보다 먼저 사랑해야 한다. 양극화 문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대화할 때 비로소 해결된다.

대화를 하려면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는 가정에서 부부사이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국민들이 상대방 입장에서 서로 이해하고 인격을 존중할 때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며, 그러면 양극화 현상은 해소될 것이다.”

-청소년 문화 함양을 위한 명동개발 계획의 방향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매우 활발하고 진취적이다. 국내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비율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보면 인터넷에 매여산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계산기가 없으면 꼼짝 못한다.

이는 개선해야 할 점이다. 사람이 비물질적인 영혼이 물질인 육체에 지배받지 않고 균형잡힌 온전한 인간으로 회복하려면 문화가 뒷받침해야 한다. 물질의 발전에 상응하게 문화가 발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청소년들의 문화적 정서 함양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 명동의 조그마한 공간에 중고생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곳을 만들고 싶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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