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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학회 오늘 학술대회/ 한국전·맥아더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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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학회 오늘 학술대회/ 한국전·맥아더 어떻게 볼 것인가

입력
2006.03.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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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보수ㆍ진보 양 진영이 한국 현대사에 대한 해석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현대사의 가장 뜨거운 논쟁 거리 중 하나인 한국전쟁과 맥아더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전쟁학회 주최로 31일 배재대 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전쟁의 성격과 맥아더 논쟁의 재조명’이 그것이다.

진보 진영의‘해방전후사의 인식’과 보수 진영의‘해방전후사의 재인식’에 모두 필자로 참가한 이완범(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한반도 분단의 초기 성격과 6ㆍ25전쟁의 성격’이라는 발제문을 통해‘동족상잔’이나‘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라는 일차원적, 양극단적 관점에서 벗어나 한국전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전쟁은 내전도, 국제전도 아니며 북한의 주장처럼 조국(민족)해방전쟁의 성격만 지닌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교수는 분단에서 전쟁 발발에 이르기까지 남북의 내적 요인, 미소 냉전체제의 외적 요인이 계속 중첩됐다는 점을 들어 한국전쟁을‘복합전’으로 규정했다. 북한 중국 소련 등‘북방 3각’이 전쟁을 주도했으며,‘내전 상황을 이용했지만 국제전 성격이 우세한 복합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호(성신여대) 교수는 김일성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김일성은 스탈린에게 남침 승인과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전쟁이 스탈린의 세계 전략에 이용되고 우리 민족에게 어떤 파탄을 가져올 것인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런 점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중국의 공산주의 신정부 수립 등 동북아에서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전략적 상황을 이용,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소련의 공세 정책에 역이용당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 민족이 겪은 엄청난 희생 때문에 인류가 3차 대전을 모면했는지도 모른다”며 “한국전쟁으로 미국과 일본이 평화조약과 군사방위조약을 체결하고 미국의 두 개의 중국정책이 공고화하는 등 동아시아의 냉전체제는 유럽과 달리 열전으로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김남균(평택대) 교수는 소모적 맥아더 논란을 경계했다. 맥아더는‘정복자’와 ‘해방자’라는 이중적인 역사적 역할을 가졌기 때문에 평가 역시 입장과 시각에 따라 편차가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과 북진을 감행한 점령군이면서도 남한 국민에게는 해방자이며, 일본 국민에게도 점령군 사령관이자 군국주의로부터의 해방자라는 모순된 존재라는 것이다. 그는 “맥아더는 한반도와 일본에서 친미정권의 유지와 발전에 결정적 보호자 역할을 했다”며 “그를 빼고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팽창의 역사를 논의할 수 없다”고 평했다.

조성훈(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은 “필요 이상으로 영웅시할 이유도 없지만 맥아더가 주권을 지키기 어려운 절망적 상황에서 한국민을 구원한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의 ‘위대한 벗’이 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맥아더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전쟁의 확대나 원폭투하 주장 등과 관련해, 맥아더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모순에 빠진 것 같다”며 “중공군의 개입 계기가 된 유엔군의 38선 북진은 한국 지도자와 국민 대다수가 희망했으며 당시 다수의 국민은 무력으로라도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옹호했다.

그는 “미국 등의 원조로 김일성의 무력 남침이 실패했듯, 아군의 무력 통일도 중국 소련의 저지로 좌절된 것을 교훈 삼아 통일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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