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0ㆍ요미우리)의 도쿄돔 시대가 드디어 막을 올린다.
31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개막전. ‘교징(巨人)’으로 변신한 이승엽의 센트럴리그 데뷔전이다.
일본의 최고 명문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주전 1루수, 그것도 4번 타자라는 ‘화려한 멍석’이 깔렸다. 요미우리의 4번 타자는 일본에서 활약하는 모든 타자들이 꿈꾸는 자리다.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 명예 감독, 통산 868홈런의 왕정치(일본명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이 이 자리를 거쳐갔다.
요미우리의 70번째 4번 타자가 되는 이승엽은 81년 화이트, 87년 크로마티에 이어 역대 3번째 외국인 4번 타자의 영광을 누리는 셈이다.
요미우리와 1년 계약을 맺은 이승엽은 올시즌 활약에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가 걸려 있다. 벌써부터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이승엽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최다 홈런(5개)과 타점(10개)을 기록한 이승엽의 방망이는 이미 세계 무대에서 검증을 받은 상태다.
일단 센트럴리그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센트럴리그의 구장들이 규모가 작다는 점은 이승엽에게 유리하다.
홈구장 도쿄돔(좌우 100m, 중앙 122m)과 주니치의 홈인 나고야돔(좌우 100m, 중앙 122m)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아담한 사이즈다. 야쿠르트의 홈구장인 진구구장(좌우 91m, 중앙 122m), 히로시마 카프의 안방인 히로시마 시민구장(좌우 91.4m, 중앙 115.8m), 요코마하 스타디움(좌우 94m, 중앙 118m) 등은 한국 프로야구 경기장보다 작거나 비슷한 규모다.
특히 도쿄돔은 돔내부의 상승기류 때문에 행운의 장타가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온다. 규모가 비교적 큰 마린스타디움(좌우 99.5m, 중앙 122m)에서 강한 맞바람과 싸워야 했던 이승엽으로선 ‘구장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센트럴리그의 투수들은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센트럴리그의 투수들은 퍼시픽리그의 투수들에 비해 변화구 구사가 많고, 정교한 컨트롤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우라 다이스케(요코하마) 구로다 히로키(히로시마), 가와카미 겐신(주니치) 등 각 팀의 에이스들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포크볼 공략에 애를 먹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성공의 필요충분 조건이다.
마침 개막전의 상대 선발투수는 요코하마의 에이스 미우라다. 지난해 방어율(2.52)과 탈삼진(177개) 부문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한 특급 투수다.
지난 2년간 개막전에서 이승엽은 희비가 엇갈렸다. 지바 롯데 입단 첫해인 2004년 개막전에선 세이부의 마쓰자카를 상대로 결승타점을 올리는 등 맹활약했지만 지난해엔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돼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WBC 4강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승엽이 요미우리 개막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이날 경기는 SBS스포츠채널이 생중계한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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