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사상 최대 로비 스캔들로 꼽히는‘잭 아브라모프’사건에도 불구,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로비스트가 되기를 꿈꾼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K 스트리트를 주름잡는 로비스트가 되면 최소 연봉 15만 달러(한화 약 1억5,000만원)가 보장된다고 믿는다.
워싱턴 소재 조지워싱턴대에서 11년째 ‘로비학 입문’을 가르치는 줄리어스 홉슨 교수는 “아브라모프 스캔들로 로비스트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로비가 ‘더러운 단어’로 몰리는 분위기지만 (내 강의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홉슨 교수의 제자들은 20대 중후반의 정규 대학 졸업자들이 대부분이다.
로비는 주로 의회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이들은 의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 들에 대해 배운다.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인준 대상자의 실수를 막는 방법, 특정 사업의 예산을 따내는 방법, 기업 또는 무역협회 고객들의 전략적 이해를 관철시키는 방법 등이다. 때문에 청문회 진행 방식, 예산 심의과정 등에 대한 이해는 기본에 속한다.
로비학은 학문이지만 학생들을 비리와 연결될 수 있는 접경지대로까지 끌고 간다. 교수들은 성공적인 로비를 위해서는 의원 또는 주요 증인들의 ‘뒷 배경’을 철저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유착관계, 흑막관계까지 발전될 수 있는 로비스트와 의원간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훌륭한 로비스트는 로비의 결과에 당황해서는 안 되고 그 결과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교수들은 그러나 로비스트가 손쉽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가르친다. 의회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의회 업무와 관련해 ‘남의 밑에서 일을 배우는 뼈를 깎는 수련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그 기간이 최소 2년은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높은 보수가 로비학 수강의 절대적 이유는 아니다. 어떤 학생들은 인권 활동, 낙태 옹호, 동성애자 지원 등 사회적 ‘운동’을 위해 ‘로비 기술’을 배우러 오기도 한다.
로비계의 ‘제왕’이었던 아브라모프는 29일 카지노 선박 ‘선크루즈’의 인수를 둘러싼 사기 혐의로 플로리다 마이애미 법정에서 5년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공모와 탈세 등의 혐의로 워싱턴 법정에서도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형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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