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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요만 억누르면 부작용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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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요만 억누르면 부작용이 더 크다

입력
2006.03.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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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추가대책은 예상대로 수요를 강력히 차단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강남권을 비롯한 아파트 재건축은 당분간 동면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소형ㆍ임대주택의 의무비율에 더해 개발이익을 대부분 정부가 환수해가니 투자 메리트가 거의 사라지게 됐다.

또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용인 등 투기지역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소득수준에 따라 최대한 제한함으로써 주택시장으로 몰리는 돈줄 자체를 틀어막았다. 6월부터는 주택거래 신고시 자금조달계획, 입주여부까지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하니 이래저래 주택시장은 한파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끓어오르고 있는 주택시장을 일시적으로 억누르는 진정제는 될 수 있어도 장기적 안정을 보장할 치료제로는 미흡해 보인다. 우리는 부동산대책은 시장 친화적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육, 주거 조건 등을 이유로 강남으로 몰리는 실수요가 상당하고,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공급대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시장만 왜곡시킬 뿐이다. 지난 1월말 재건축 규제방침이 알려지면서 기존 강남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그 여파가 목동, 여의도 등으로 확산된 풍선효과를 보지 않았던가.

따라서 강남 재건축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합리적 대책이 아니다. 강남 대체지로 판교, 송파 신도시 등을 개발하더라도 강남권 재건축을 어느 정도 허용해 중대형 공급의 숨통을 열어 놓아야 한다.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규제도 중산층 실수요자의 강남 진입을 사실상 봉쇄하는 부작용이 벌써부터 우려된다.

8ㆍ31 대책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부는 이런 문제점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시장 반응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필요한 대책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 고위 인사들이 강남 집값 불안을 시장현상이 아니라 부동산정책을 흠집 내려는 세력의 움직임인양 몰아붙이는 태도는 올바르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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