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영수 부장)는 30일 외환은행 헐값 매입과 탈세, 외환도피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계 펀드 론스타의 한국 자회사와 대표이사 자택 등 8곳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매각을 앞두고 론스타 관련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오전 9시 30분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 30층에 있는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두 회사는 론스타의 한국 자회사로 각각 국내 투자와 관리를 맡고 있다.
검찰은 두 회사의 유회원, 정헌주 대표를 비롯해 회사 핵심 관계자 5명의 자택과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문서보관창고도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은 검사 3명을 포함해 6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밤늦게까지 진행됐다.
검찰은 미국으로 도피한 스티븐 리(37) 론스타 코리아 전 대표 등 2명에 대해 조세포탈과 횡령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검찰은 스티븐 리에 대해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하고 국내 친지들을 통해 입국을 종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회사 관련자 20여명에 대해 출국금지 또는 출국정지 조치를 취하고 조만간 차례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대검 중수부는 국회 재경위가 고발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사건과 금융감독위원회가 수사 의뢰한 860만 달러 외환도피 사건, 국세청이 지난해 10월 고발한 147억원 탈세 사건을 통합해 수사해왔다. 지난해 9월 투기자본감시센터에 의해 고발돼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된 사건도 중수부에서 수사하기로 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탈세사건과 외환도피 사건 수사를 우선 시작했으며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사건은 감사원의 감사 일정과 조율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김재록씨 로비 의혹 사건과는 무관하지만 김씨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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