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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 로비 파문/ '김재록 리스트'에 재계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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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 로비 파문/ '김재록 리스트'에 재계 벌벌

입력
2006.03.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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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JR(김재록)리스트’에 떨고 있다.

검찰이 수사대상 기업에 대해 ‘아더앤더슨이 기업 인수ㆍ합병(M&A)을 주관했던 기업들과 무관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김재록(46ㆍ구속)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가 몸담았던 아더앤더슨과 인베스투스로부터 M&A와 구조조정 자문을 받은 기업들이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김재록씨의 컨설팅을 받은 것이 곧바로 정ㆍ관ㆍ금융계를 상대로 로비를 부탁한 것은 아니지만 자칫 수사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과 공기업 인수를 통해 급격히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김씨와 관련이 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들 기업은 정보망을 총가동해 검찰 수사 진행상황과 추이를 파악하고 있다.

2003년 자신보다 자산규모가 10배나 큰 S사를 인수한 S건설(과거 S종합건설)은 인베스투스가 인수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수사의 다음 타깃이 자신들에 향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 겸 전무인 K씨는 “4년 전 부실기업으로 M&A 시장에 나온 S사를 인수하기 위해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를 추진했다가 실패했다”며 “그 직후 김씨측이 S사의 인수를 돕겠다며 인수자문을 요청해와 이를 승락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씨는“법원 경매에 나온 S사를 입찰로 정당하게 인수했을 뿐 결코 로비나 부당한 방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씨는 인수 당시 은행대출 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2000년 기업인수에 성공해 덩치를 불린 A사도 “우리가 인수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공기업이 해당기업 처리방향에 대해 김씨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우리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며“우리는 공개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을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2005년 휴대폰제조업체인 U사를 인수한 종합철강회사 D사는 최근 동종업계의 B사를 인수하기 위해 김씨로부터 자문을 받으면서‘JR 리스트’에 올랐으나 다행히 B사의 인수가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있다.

현재 워크아웃 상태인 H상사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3년 채권은행단이 청산 가능성이 있던 이 회사를 회생키로 결정하는 데에 김씨가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의 기업구조조정 자문을 맡았던 김씨는 W은행의 L행장과의 돈독한 관계를 이용해 H상사에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사의 C전무는 “당시 3,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상환유예를 받았던 데에는 김씨가 안팎에서 도움을 준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자본잠식 상태에서 김씨에게 로비자금을 줄 만큼 여유롭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와 연관이 없는 기업들도 최근 M&A에 나서고 있다는 이유로 의혹을 사는 경우도 있다. 최근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D건설 인수를 추진중인 C그룹은 김씨와의 관련설에 시달리고 있으나 “우리와 경합중인 다른 기업의 음해”라면서 의혹을 일축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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