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46ㆍ구속)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영수 부장)는 29일 현대자동차 그룹의 비자금 조성 단서를 추가로 확보, 김씨 사건과 별도로 현대차 비자금 부분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현대차 비자금 수사에 강한 의지를 나타냄에 따라 비자금 사용처 수사가 본격화하면 정ㆍ관계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 수사가 김재록씨 관련 로비 의혹을 중심으로 이뤄진 ‘원트랙(One-track)’이었다면 이제 현대차 비자금 조성까지 포함한 ‘투트랙’ 수사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갑자기 수사방향이 바뀐 데 대해 “김씨와 관련이 없는 현대차 계열사 글로비스 비자금이 추가로 포착됐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검찰은 26일의 현대차 총괄기획본부와 글로비스, 현대오토넷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 구속당시 파악된 69억원을 포함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김재록씨 로비 의혹 수사팀과 현대차 비자금 수사팀을 분리,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채 기획관은 그러나 “현대차그룹 전체 비자금을 추적하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없어 글로비스에 국한해서 제한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다른 계열사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계획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현대차의 후계구도나 분식회계는 수사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검찰은 28일 채양기 현대차그룹 기획총괄본부장(사장)을 불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현대차의 재무와 기획업무를 총괄하는 채 사장은 그룹의 돈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채 사장을 상대로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지시 여부와 사용처를 추궁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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