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외환은행의 29일 주주총회에서 론스타 측의 무배당 방침을 둘러싸고 주주들 사이에 한바탕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무배당 방침’을 내건 은행 경영진에 맞서 수출입ㆍ한국은행 등 주요주주들은 “매각이 끝나면 사실상 현 이사진이 전원 물갈이 될 게 뻔하다”며 이익배당을 요구했으나 표결 끝에 결국 고배를 마셨다.
2대 주주(지분율 13.87%)인 수출입은행의 김정준 이사는 이날 주총장에서 “지난해 최고 이익을 거둔 외환은행은 배당가능한 이익이 9,500억원에 달하고 건전성도 매우 좋은데 내년부터 배당을 하겠다는 것은 합병 이후 모두 물러날 경영진들의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4대 주주(지분율 6.12%)인 한국은행의 이창기 대리인도 “7~8년 동안 감자도 참고 견뎌온 주주들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답하라”고 거들었다. 한 소액주주는 “주주 이익은 제쳐두고 론스타에게는 4조5,000억원이나 이익을 챙겨준 경영진은 보수를 전액 반납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들 주주들이 제기한 10% 배당 수정결의안은 그러나 투표 결과, 찬성표가 1억4,074만주로 출석주식수(5억5,375만)의 과반에 못 미쳐 부결됐다.
주총을 지켜본 은행 관계자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내부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이미 무배당 원칙을 예고하고 이해를 구한 바 있는데 최근 론스타의 막대한 차익에 대한 안좋은 여론과 매각 전 마지막 주총이라는 점 등이 갈등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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