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비서실 직원들의 기강 잡기에 나섰다. 임기 후반기에 들어 대통령 참모들의 기강 해이 사건이 잇달아 터지자 이병완 비서실장은 29일 ‘군기 잡기’ 차원에서 정무 관련 수석ㆍ비서관회의를 소집했다.
문재인 민정수석과 정무 관련 비서관 등 1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청와대가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공직 기강을 제대로 세우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 실장은 회의 서두에 “청와대 기강해이 사건들이 우연한 사고일 수도 있으나 직원들의 자세가 흐트러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자세를 가다듬고 분발,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백만 홍보수석은 회의 후 “청와대 근무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도덕적 문제를 비롯해 모든 측면에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기강 확립에 나선 것은 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밀문서 유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살해, 청와대 비서관의 주말 골프 파문 등이 잇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과거 청와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일들이 터진 지금 고삐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악재의 블랙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별도의 윤리지침을 만드는 문제가 논의됐으나 이미 마련된 공무원 행동강령을 따르기로 했으며 대신 비서실장이 이메일이나 직원조회 연설 등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실장은 조만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청와대 직원의 책임의식과 처신에 대한 간곡한 당부를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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