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적 소프라노 바버라 헨드릭스의 재즈 콘서트가, 본인과 사전 협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자선 공연으로 홍보돼 물의를 빚었다.
27일 내한한 헨드릭스는 공연을 주최한 시민단체 ‘크라이 프리덤’(공동대표 이두아ㆍ장원재)과 공연기획사에 항의의 뜻을 전했으나 공연은 일정대로 진행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명예대사인 헨드릭스는 이날 무대인사에서 “이번 무대를 음악 외적인 목적으로 왜곡한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한 때 콘서트 취소까지 심각하게 고려했으나 서울 시민들의 환대를 저버릴 수 없어 무대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콘서트가 북한 인권 관련 자선 공연임은 최근 한국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알았다”면서 “(이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 당시) 기자가 왜 북한 인권에 대해 묻는지 의아했고 그저 인권 전반에 대한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크라이 프리덤과 공연기획사 측은 “공연 유치를 중개한 네덜란드의 부킹 에이전시(Booking Agency)가 공연의 성격을 헨드릭스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북한을 돕자는 선의로 공연을 추진했는데 경험이 부족해 문제가 생겼다”면서 “입장권이 많이 팔리지 않아 수익이 날지 모르지만 회원 사재를 털어서라도 북한 인권 개선 기금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연은 기획사측의 초대권 남발로 초대 관객은 물론 예매 관객까지 공연장에 왔다가 사후 환불 약속을 받고 발길을 돌리는 등 잡음을 남기기도 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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