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8일 우리은행 관계자를 소환ㆍ조사하면서 김재록씨의 대출알선 혐의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주 김씨의 구속영장을 통해 공개된 2건의 대출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문제없는 대출을 받은 업체들이 왜 김씨에게 수억원의 대가를 줬겠느냐’는 상식적 의심은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회장 황영기)와 김씨 사이에 거론되는 거래 의혹은 크게 4가지. 2건은 은행 대출 관련이고 공동 투자, 인수합병 자문역 등 분야도 다양하다. 항간에는 이헌재 사단의 일원으로 일컬어지는 황 회장과 김씨의 특별한 관계가 없었으면 이런 거래가 가능했겠느냐는 의심이 여전하다.
우리금융 측은 여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촌 민자역사 건설과 관련해 검찰은 김씨의 부탁을 받고 우리가 분양사(성창 F&D)에 500억원대 대출금의 지급보증을 서 줬다고 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처음엔 사업성이 없어 대출을 거부했고 재차 부탁이 왔을 때도 지급보증 없이 자산유동화채권(ABS)을 이용한 자금조달 방법만 자문해 줬을 뿐”이라며 “우리도 분양사측이 왜 김씨에게 대가를 건넸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분양사측은 “신촌 민자역사 건은 김씨와 맺은 10여 건의 종합컨설팅 계약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10여 건 전체에 대해 11억원을 자문료로 지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촌 건이 10여 건 중 첫 계약이었는데 나머지는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으나 왜 자문료를 미리 다 지불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했다.
김씨가 대표를 지낸 인베스투스파트너스와 올 1월 7,000억원 대의 펀드를 구성키로 하고 이를 추진해 오던 우리금융지주의 사모투자펀드(PEF) 우리PEF는 결국 이날 인베스투스 측과 결별을 선언했다. 서둘러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회사측은 “김씨 사건이 불거진 이후 펀드에 투자하려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라 현재 다른 협력자를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작된 LG카드 매각 건에 김씨가 간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지난해 미국의 CSFB와 자문계약을 맺었고 국내 사정에 어두운 CSFB가 지난해 말 김씨의 인베스투스글로벌과 LG카드 관련 자문계약을 맺었으나 성과가 미미해 올 1월 계약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출 건 등은 내가 알기로 문제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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