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 그래서인지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 자동차 수는 적은데, 자동차사고는 많이 나는 나라.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눈에 비친 한국의 자화상이다.
28일 발간된 OECD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9%(2002년 기준)로 30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회원국 평균치(0.7%)의 무려 4배를 웃도는 수준. 그러나 공교육비는 GDP 대비 4.2%로 하위권(23위ㆍOECD평균치는 5.1%))에 머물렀다. 공교육과 사교육이 확실히 거꾸로 가는 모습이다.
사교육비가 무서워서 일까. 30개 회원국 가운데 체코에 이어 두번째로 아이를 안 낳는 나라로 기록됐다. OECD 평균 출산율은 1.56명(2003년)이었지만, 우리나라는 1.19명에 불과했다.
객관적 고용사정은 양호했다. 실업률은 가장 낮았고, 장기실업자 비중도 최저 수준이었다. 다만 근로시간은 연 2,423시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길었다. 자영업자 비중이 세번째로 높은 점(34%)도 고용구조나 경기민감성 측면에선 바람직스럽지 않은 모습이다.
국내에선 ‘세금폭탄’ ‘샐러리맨은 봉’이란 얘기까지 나오지만, 의외로 우리나라 근로자의 세부담은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은 축에 속했다. 근로자들의 노동비용 대비 세부담은 회원국 평균치(36.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6.6%(2004년)에 불과했다. 최하위나 다름없는 29위였다.
조세수입이 적으면 재정지출도 적은 법. 1인당 보건 공공지출은 최하위권인 27위에 그쳐, 국민건강에 대한 정부지원이 여전히 열악한 상태임을 드러냈다. 평균수명은 하위권(24위), 영아사망률은 상위권(8위)에 속하는 점도 여전히 부끄러운 대목이다. 다만 비만율은 가장 낮아, 가장 ‘날씬한 국민’으로 평가됐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수는 289대로 28위였다. 반면 자동차 사고는 두번째로 높다. 도로인프라 때문이든 운전문화 때문이든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적은데 사고는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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