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발달할수록 보안사고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를 줄이려면 정부와 기업, 이용자들의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최근 창립 11주년과 취임 1주년을 동시에 맞은 김철수(51) 안철수연구소 사장은 기쁨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 그는 먼저 “국내 주요기관 홈페이지 대량 변조, 게임 사이트 명의도용 등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데도 정부나 기업의 보안 인식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정부에 들어가는 보안솔루션 납품 가격은 몇 년째 제 자리를 맴돌고, 한국 기업에서는 최고보안책임자(CSO)를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국내 1위 정보기술(IT) 업체인 삼성전자에도 보안팀이 생긴지 2년밖에 안됐다.
김 사장은 “한국 인터넷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거의 모든 시스템이 웹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도 위험에 처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은행 등 주요 사이트가 폐쇄적인 메인 프레임 체제인 반면 한국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 기반이기 때문에 해커들의 손쉬운 목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위험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통합’과 ‘실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바이러스와 웜, 스파이웨어, 스팸, 해킹 등 각 분야에 대한 제품만으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단품으로 대응할 수 없는 복합 공격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공격해 오는 침입자를 막기 위해서는 ‘제품’이 아니라 ‘실시간 보안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외 각지에 수준 높은 파트너와 실시간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더 수준 높은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목표를 글로벌화로 정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일본과 중국을 발판으로 동남아, 북미 및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각국별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김 사장은 “올해 해외에서 140억원의 매출을 달성,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모토에 걸맞은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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