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시점에 현대ㆍ기아차를 수사하게 된 배경을 28일 뒤늦게 털어놓았다. 그는 현대ㆍ기아차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가 이번 수사의 목적이 아님을 거듭 강조하면서 “현대ㆍ기아차에 준하는 다른 대기업을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_이번 수사의 대상과 시점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돈다.
“지난해 늦가을 국가청렴위원회에서 사건을 넘겨 받아 수사하다 김재록씨의 1차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 1월 김씨를 체포한 후 본격적으로 김씨에 대한 여러 풍문과 의혹 사항을 확인하게 됐고, 내사를 다각적으로 진행한 뒤 사법처리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김씨를 석방했다. 이후 2개월 동안 확인된 의혹 중 하나가 현대ㆍ기아차 관련 부분이다. 정치적 의도는 없다.”
_현대ㆍ기아차 수사가 먼저 진행되는 이유는.
“김씨를 구속하면 김씨와 관련된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당연하다. 때문에 수사 보안상 대기업인 현대ㆍ기아차를 최우선적으로 수사하기로 했다. 압수수색 전에 언제 어떻게 어느 범위까지 수사할지를 놓고 검찰총장 중수부장 등이 며칠간 고심했다. 상부에서는 ‘현대ㆍ기아차를 수사하라’거나 ‘빨리 하라’등의 어떤 말도 없었다. 오히려 경제적 파장 등을 걱정했다. 애초 현대ㆍ기아차를 목표로 삼은 게 아니다.”
_비자금 수사를 하다 보면 현대ㆍ기아차 그룹 전면 수사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김씨가 줄기라면 현대ㆍ기아차는 여러 가지 중 하나다. 그룹 비자금 전체를 수사하는 것이 아니다. 수사를 확대할 의사 없다.”
_총수 일가 수사는.
“이번 수사의 목적이 아니다.”
_서울 양재동 연구센터 건설 인허가 로비 의혹이 현대ㆍ기아차 로비 수사의 핵심인가.
“경우에 따라서는 핵심이 될 수 있다.”
_연구센터 인허가 과정에 비자금이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
“그걸 보려고 수사하는 거다.”
_현대ㆍ기아차 외에 수사 대상 기업들 더 있나.
“일부 있다.”
_다른 대기업으로도 수사가 번질 수 있나.
“대기업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현대ㆍ기아차에 준하는 기업은 없다. 재계가 불필요하게 긴장한다.”
_현대ㆍ기아차 비리가 가장 크다고 봐도 되나.
“그렇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_다른 기업들 수사는 언제 하나.
“수사 여력이 없어 당장은 현대ㆍ기아차 수사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 다른 가지 수사는 그 다음이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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