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이번에는 쉰들러홀딩AG에 시달리게 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쉰들러홀딩AG는 2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최초 지분 변동신고서에서 전날 KCC 등으로부터 사들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의 보유 목적이 ‘경영참여’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업계의 라이벌인 쉰들러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직면하게 됐다. 현대그룹은 2003년 8월 정몽헌 회장 사망이후 KCC와 혹독한 경영권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세계 100여개국에 사업장을 거느린 쉰들러는 세계 최대의 에스컬레이터 제조업체이자, 세계 2위의 엘리베이터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이 6조8,000억원에 달했다.
현재 쉰들러가 확보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KCC한테 사들인 21.47%를 포함, 25.54%에 달한다. 현대엘리에이터 경영진의 지분은 현정은 회장 3.9%,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씨 19.4%, 현대증권 5.0%, 기타 1.6% 등 모두 29.9%다.
KCC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우호지분을 40%이상으로 확대했다고 하지만, 쉰들러가 추가 지분매수에 나설 경우 경영권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쉰들러 관계자는 “현대와 제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의,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경영참여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 관계자는 “쉰들러의 의도가 적대적인지 우호적인지 모호해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전날보다 1만원(12.74%)이 뛴 8만8,500원에 마감됐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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