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국보급 문화재 90여 점이 6월 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은 28일 남북한 박물관간의 첫 교류 사업으로 중앙박물관(6~7월)과 국립대구박물관(8~10월)에서 ‘북한 문화재 특별전’(가칭)을 열기로 북한 조선중앙력사박물관(관장 김송현)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시품들은 광복 이후 남한을 포함, 북한 외부에는 단 한번도 실물이 공개된 적이 없는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다. 65점은 조선중앙력사박물관 등 북한 각지의 박물관 소장품이며, 25점은 조선미술박물관 소장품이다.
특히 고려 공민왕의 왕사(王師)였던 나옹화상(懶翁和尙)의 육환장(六環杖ㆍ승려가 짚는 지팡이) 등 20여 점은 사진조차 공개된 적이 없는 미지의 문화재여서, 국립중앙박물관측은 전시에 앞서 북한을 방문해 선별 조사작업을 할 예정이다.
북한 문화재는 시기적으로도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민족사의 전 기간을 망라한다. 대표적인 전시품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ㆍ청동기 시대 유물인‘상원 검은모루 구석기’와‘용천 신암리 청동칼’(길이 18.6㎝), 4,000여년 전 새의 다리뼈로 만든 한반도 최고(最古)의 악기‘웅기 서포항 뼈피리’등이 있다.
공예품으로는 고려 태조 왕건의 무덤인 개성 현릉에서 출토된 ‘왕건 청동좌상’(높이 143.5㎝)과 불일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탑, 관음사 관음보살좌상 등이 있다. 그림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ㆍ1745~?)의 ‘신선도’, 겸재(謙齋) 정선(鄭敾ㆍ1676~1759)의 옹천파도도(瓮遷波濤圖),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ㆍ1707~1769)의 ‘화조도’,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ㆍ1758~?)의 ‘소나무도’ 등 주로 조선 후기의 걸작들이 첫 선을 보인다.
북한 문화재는 5월 금강산을 통해 육로로 반입되며, 우리 문화재의 북한 전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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