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지질학 연구팀이 대양저(大洋低)가 새로 만들어지는 중앙해령을 조사하기 위해 화산 중심부에 직접 구멍을 뚫고 있다고 BBC 인터넷 판이 26일 보도했다. 대양저는 대륙 사면에 이어지는 평탄하고 넓은 해저 지형으로 깊이 4,000~6,000㎙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앙해령(中央海嶺)은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곳으로,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북극해 남극해를 통과하는 총 7,000㎞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산맥을 말한다.
구드문두르 오마르 프리들라이스손 박사팀은 2,000만 달러를 들여 아이슬란드 남서부 레이캬네스 해령에서 지난 해 땅 속 3,082㎙까지 파 들어 간데 이어 올해 4,000㎙이상까지 구멍을 뚫는 프로젝트(IDDP)를 추진 중이다.
이 곳은 13세기 마지막 폭발을 일으킨 뒤 언제든 분출할 수 있는 유년기 지형으로, 부글부글 끓는 진흙 연못과 갈라진 틈에서 솟구치는 수증기 등이 마치 외계와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중앙해령에 속해 있는 아이슬란드는 테니스 공 솔기처럼 지구 대양의 가장자리를 빙 둘러싸고 있으며 바로 이 곳에서 대륙들이 분리되면서 새로운 대양저가 생겨나고 있다.
초고온 지하수와 용해된 광물질을 뿜어내는 해저 열수구(해저온천)들이 대부분 깊은 바닷속에 있는 것과는 달리 아이슬란드는 대서양 해수면 위로 솟아 오른 화산 맨틀 암석층 위에 있어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다. 아이슬란드 지열 발전소는 이미 지하 600~1,000㎙ 깊이에서 뽑아 올리는 섭씨 240도 증기로 국내에서 쓰는 전력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탐사에서 지질학과 에너지 흐름, 화학적 환경 등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초임계수(超臨界水)’를 채취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초임계수란 수증기와 물 뿐 아니라 구리 은 금 등의 귀금속이 녹아 있어 훨씬 큰 에너지를 지니는 단일한 상태의 물이다.
지열 발전소 관계자들은 금세기 말까지 아이슬란드가 액화 수소 형태로 지열에너지를 수출하는 ‘북방의 쿠웨이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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