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보다 가족이 우선이다.’
세계 톱 프로 골퍼들의 남다른 가족애, 이른바 ‘가화만사성’ 바람이 PGA무대에서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가정보다 골프에 충실한 많은 국내 주말 골퍼들이 되새길만한 내용이다.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ㆍ7,093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2위 레티프 구센(남아공)을 6타차로 따돌리고 깜짝 우승을 차지한 스티븐 에임스(42ㆍ캐나다)는 대회 우승으로 3년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출전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내달 7일부터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대신 가족과 함께 고향인 카리브해의 작은 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로 가족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마스터스 출전 가능성이 없어 이 기간에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워 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에게 1순위는 항상 가정이었고 이번에도 계획대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모든 프로 골퍼들의 꿈이자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마스터스 출전보다는 소박한 가족여행을 더 중요시 한 것이다.
에임스는 지구촌의 대표적인 ‘소인국(130만명)’인 트리니다드토바고가 배출한 유일한 PGA투어 선수로 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골프챔피언을 두차례나 지낸 할머니를 둔 ‘골프명가’ 출신.
그러나 90년부터 PGA 2부투어에 뛰어든 에임스는 가난한 작은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로 한때 비자가 나오지 않는 등 미국 입국 때 마다 푸대접을 받았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에임스는 97년 비행기 안에서 스튜어디스인 조디를 만나 결혼한 뒤 캐나다 국적을 취득하면서 PGA투어 활동에 큰 힘이 됐다.
이에 앞서 ‘골프황제’는 이 대회 개막전날 아버지 얼 우즈의 병세 악화 소식에 연습라운드를 포기하고 10시간 이상 이동하며 아버지를 병문안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즈는 대회 마지막날 3타를 잃어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 공동 22위의 저조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최경주(36ㆍ나이키골프)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6위로 마쳐 시즌 첫 톱10 입상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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