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서비스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하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27일 제주에서 개막한 국제소비자보호 집행기구 네트워크(ICPEN) 총회에 참가중인 이승신(51) 한국소비자보호원장은 “부임 전 동대문시장에서 스타킹 5개를 샀는데 구멍이 3개나 뚫려있어 반품을 요구하고 싶었지만 해결방법이 없어 속상했다”는 개인적 경험을 털어놓으며 소보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2004년 9월 소보원 최초의 여성원장으로 부임한 그는 3년 임기의 절반을 정신 없이 바쁘게 보냈다고 했다. 주로 퇴직 관료들이 앉는 자리에 공모를 통해 교수(건국대 소비자주거학과) 출신의 아줌마 원장이 된 그는 소보원 안팎의 기대가 부담도 됐지만 “사소해 보이는 일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소보원은 실제 민원사항 처리가 종료되면 소비자에게 서비스 내용의 만족도와 개선사항을 묻는 ‘해피콜 서비스’를 도입했고, 자신의 민원사항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업무처리 사항을 단계별로 문자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 문제의 당사자이면서도 소비자보호 필요성에 둔감하다’는 교수 시절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LG 삼성 등 대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소비자문제에 관한 강의도 펼치고 있다.
국제간 소비자 분쟁에도 관심이 많아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처음 개최된 ICPEN 총회의장 노릇을 대과 없이 수행하고 있다. 이 원장은 “해외여행에서 물건을 구입했으나 국내에 와서 피해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구제를 받아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는 2~3년 안에 소보원 사이트에 피해를 접수하는 것만으로도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총회개최 의미에 대해 이 원장은“무엇보다 이번 제주총회를 통해 소보원이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사후피해보상문제’를 국제적인 이슈로 만든 게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중국은 우리나라 소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이번 총회와 별도로 9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ㆍ중ㆍ일 소비자보호 협력회의’(가칭)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소비자 문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할 정도로 끝이 없다”며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도록 소비자 시각에서 감시자 노릇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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