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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영권 승계에 불똥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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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영권 승계에 불똥튈라"

입력
2006.03.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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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씨 로비의혹 사건이 현대자동차그룹과 계열사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면서 재계가 검찰의 수사가 오너 2~3세들의 경영권 승계 등 고감도 이슈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재계는 27일 현대차 수사가 강건너 불구경할 입장이 아니라며, 그룹별로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대정부 및 검찰 정보망을 총동원,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그룹은 5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사건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삼성. 삼성은 지난달 ‘대국민 사과문’ 발표 때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상무 등 오너 일가가 에버랜드 CB 저가 인수와 관련, 사재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한 것을 계기로 편법증여 논란이 가라앉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차의 비자금 사건이 터져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자칫 수사의 불똥이 재벌 2세에 대한 경영권 승계문제 등 폭발성이 강한 사안으로 번질 경우 대국민 사과를 기점으로 호전돼가고 있는 여론이 반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끝낸 다른 그룹들도 불안한 기색이 뚜렷하다. 일부 그룹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사가 언급되는 것 자체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극도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 등 경영권 승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기업들은 “상속ㆍ증여세를 납부하는 등 합법적으로 승계 절차가 이뤄진 만큼 아무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수사 추이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경영권 승계가 진행 중인 신세계, 효성 등도 경영권 승계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검찰이 참여정부 초기 전면적인 대선자금 수사에 나섰던 것처럼 2~3세 승계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수사 초점을 맞출 경우 회생 조짐을 보이는 국내 경기 회생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재계는 또 과거 대선자금 및 안기부 X파일 등의 수사 때마다 재벌 총수등이 곤욕을 치르면서 대외신인도가 추락하고, 각종 해외사업등에서 타격을 받았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잔뜩 걱정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검찰 수사의 불똥이 재계의 전반적인 경영권 승계문제 및 비자금수사로 번질 경우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꺾이고, 기업인들의 경영활동도 위축되는 등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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