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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벽 뛰어넘은 '사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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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벽 뛰어넘은 '사랑의 힘'

입력
2006.03.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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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장애인 이용남(33)씨와 비장애인 손성선(28ㆍ여)씨. 장애라는 벽을 허물고 조만간 삶의 동반자가 될 두 사람은 2년 전 식당 아르바이트생과 단골 손님으로 처음 만났다.

당시 손씨는 2년 동안의 수녀원 생활을 뒤로 하고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학생 신분이었다. 글이 너무 쓰고 싶어서 택한 길이었다. 그러나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집안에서 수녀나 신부가 나오기를 기대했던 아버지는 딸의 변심이 못마땅했다. 손씨는 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고된 식당일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었다.

손씨의 눈에 이씨가 휠체어를 탄 단골 손님에서 ‘남자’로 보이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5년 전 사고로 목을 다쳐 손발이 마비된 1급 장애인이면서도 이씨의 따뜻한 사람 됨됨이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에 이씨가 어느날 새벽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손씨에게 사랑 고백을 한 것이다.

이씨는 “친절하고 사려깊은 마음 씀씀이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손씨는 “용남씨의 순수하고 자신감 있는 삶의 자세와 장애인답지 않게 밝은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손씨와의 만남 뒤 컴퓨터 가게를 정리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이씨는 몇 차례의 실패 끝에 노동부 7급 시험에 합격, 근로감독관이 돼 27일 서울지방노동청 의정부지청으로 첫 출근했다. 이씨는 “장애인의 사회 진출을 돕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손씨는 이씨를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장애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쓸 계획이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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