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 없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남궁재학(39) 르노삼성자동차 디자인센터 소장은 2~3년 후의 감각과 느낌의 색채를 미리 생각하며 연구하는 자동차 전문디자이너다. 미래를 앞서 살다 보니 그의 일상은 눈 코 뜰새 없이 분주하다.
요즘은 내년 출시할 르노삼성의 신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H45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이 SUV의 절반은 르노삼성 브랜드, 나머지는 프랑스의 르노 브랜드로 판매되는 만큼 창조적 디자인 개발에 대한 책임감은 어느 때 보다 크다.
특히 H45는 2000년 9월 르노삼성 설립이래 첫 수출 주력 모델로 르노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지 여부를 가늠하는 첫번째 작품이다.
그는 “신차 SUV는 한국은 물론 유럽의 소비자도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며 “디자인을 선정하는 과정 역시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어떤 제품도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기란 어렵다”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모델, 우리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소장의 가장 큰 성과는 SM 시리즈의 새로운 제품 디자인 컨셉인 ‘브이(V)’형태의 패밀리 룩을 개발, 이를 SM7에서 SM3까지 일관되게 적용시킨 점이 꼽힌다. 이는 디자인 측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는 뜻이다. 특히 그가 직접 디자인을 맡은 SM3 뉴 제너레이션의 성과는 남다르다.
SM3 뉴 제너레이션은 자동차 디자인이 제품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부분변경 페이스리프트(F/L) 모델이다. 이 모델은 출시 후 기존 월 평균 판매량보다 60% 늘어나 국내 준준형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완전 신차가 아닌 얼굴 모양을 바꾼 F/L 모델로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경우는 SM3가 유일하다.
남궁 소장은 내년에 출시할 SUV 디자인과 향후 선보일 SM 시리즈 디자인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최종 판단은 고객의 몫”이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내부 평이 좋은 것을 보면 기대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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