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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스라엘 총선/ 샤론 '카리스마' 없어도…카디마 1당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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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스라엘 총선/ 샤론 '카리스마' 없어도…카디마 1당 유력

입력
2006.03.2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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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이 28일로 다가왔다. 지난해 여름 이후 이스라엘 정국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8월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정착촌 철수, 11월 중도 신당 카디마 탄생에 이어 1월 아리엘 샤론 총리가 갑작스레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팔레스타인 총선에서는 예상을 깨고 무장단체 하마스가 집권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이스라엘 국내 정세는 물론 대 팔레스타인 관계 등 중동 전체에 끼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

제1당이 유력한 카디마 당의 선전은 이변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리쿠드 당(우익)과 노동당(좌익)이 주도했던 이스라엘에서 중도를 지향해 성공한 정당은 없었다”며 “하마스 집권 만큼 놀랍다”고 전했다. 카디마는 샤론 총리 개인에 대한 지지를 밑거름 삼아 만들어진 당이지만 자리도 잡기 전에 선장을 잃어버렸다.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 승리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샤론 총리가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 철수로 ‘팔레스타인만 좋은 일 시킨다’는 반발이 컸던 상황에서 하마스가 등장, 이스라엘 내 강경파가 목소리를 키울 기회를 얻었다. 총선에서 리쿠드 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샤론의 공백을 이은 카디마 당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권한 대행은 그러나 “하마스가 무기를 버리지 않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 “서안지구 주요 정착촌 철수는 없다”며 우파 유권자 이탈 방지에 힘을 쏟았다. 여기에 그가 띄운 마지막 승부수 ‘예리코 교도소 습격’도 힘을 발휘했다. 14일 이스라엘군이 헬기, 탱크를 동원해 팔레스타인인민해장전선(PFLP) 조직원들이 수감된 교도소를 쑥대밭으로 만든 화면이 중계되면서 올메르트와 카디마 당의 지지도는 급상승했다.

옛 소련 출신 이민자 정당‘우리집 이스라엘’의 바람몰이도 최대 관심거리다.

최소 10석 많게는 15석 이상 얻어 리쿠드 당을 제치고 3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심에는 이비그도르 리버맨(48) 당수가 있다. 몰도바 출신으로 20년 전 이민 온 그는 “이스라엘 내 모든 아랍계 이민자는 자기 나라로 돌려 보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강경하다. 바로 이 점이 소련계 유권자들을 사로 잡았다.

이스라엘의 옛 소련계 이민자는 130여만 명. 대부분 저소득층으로 아랍계 이민자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큰 반감을 갖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저지르는 폭탄 테러의 주요 희생자도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가난한 소련계 이민자다. 샤론 총리가 이들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은 그가 러시아 출신이라는 점 말고도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 노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리버맨 당수는 “정착촌 철수를 추진하는 카디마 당이나 저소득층 복지 예산을 삭감하려는 리쿠드 당은 우리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며 “우리의 안전과 일자리는 스스로 지켜 나가자”고 주장, 전체 유권자의 15%(740만 명)를 차지하는 소련계 이민자 붙잡기에 성공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카디마 당이 과반 의석(61) 획득에 실패하면 우리집 이스라엘과 연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팔레스타인 정책이 강경 으로 기울면서 평화협상에 먹구름이 낄 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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