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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세대'의 눈으로 본 佛 CPE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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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세대'의 눈으로 본 佛 CPE세대는…

입력
2006.03.2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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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38년 만에 ‘소르본의 봄’이 찾아왔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청년실업 해소를 목표로 내놓은 ‘최초고용계약법(CPE)’으로 불거진 학생운동과 노동계의 연대시위는 총파업이 예고된 28일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CPE 반대의 선봉에 나선 프랑스 최대 학생 조직 ‘전국대학생연합’(Unep)의 대표 브루노 줄리아르(25)는 “CPE를 철회하기 전에 대화는 없다”며 드 빌팽 총리가 제안한 25일 회담에 불참하고 거리에 섰다.

프랑스의 대학생과 노동자들이 세상에 불만을 품고 거리로 뛰쳐나오기는 1968년 5월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스스로 ‘일회용 노동자’라고 자조하는 의미에서 ‘크리넥스 세대’로 부르는 지금 대학생들과 세계에 자유와 변혁의 물결을 일으켰던 ‘68세대’의 지향점은 대조적이다. 68세대는 기득권과 기성세대에 저항했지만, 지금의 학생운동은 기득권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68년 혁명 때 ‘빨갱이 대니’로 불렸던 학생운동의 상징적 인물 다니엘 콩 방디(60) 유럽의회 의원은 CPE 반대 시위가 ‘혁명적이지 않다’고 깎아 내렸다. 그는 “68년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긍정적 비전을 갖고 공격적으로 임했으나, 오늘날 시위는 불확실성과 변화를 두려워하며 방어적이다”고 도덕ㆍ정치적 진보성의 결여를 지적했다.

줄리아르는 콩 방디 의원의 지적에 대해 “그는 자유주의자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프랑스 젊은이들은 심각한 불안을 겪고 있다”고 사회적 위기에 처한 지금 청년들의 상황을 강조했다.

한 세대의 시차를 두고 각각 ‘소르본의 봄’선봉에 선 두 학생운동 지도자의 모습도 많이 다르다. 두 사람이 대중에게 주는 인상은 정반대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26일 타협을 거부하며 “거리에서 답하겠다”고 강경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리옹대 법대 대학원생 줄리아르는 소년 같은 외모와 흠잡을 데 없는 매너로 1등 사윗감으로 꼽힌다고 평했다. 반면 콩 방디는 40년 전 여학생 기숙사의 출입제한을 풀라고 요구하며 기성세대의 보수적 성 가치관에 반발했던 ‘반항아’의 모습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 국적의 콩 방디는 프랑스에서 추방된 뒤 독일에서 반정부 운동을 벌였으며 70년대 후반 독일 녹색당에 합류해 지금은 유럽의회 의원이 돼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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