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연말, 연초 뒤늦게 투자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큰 금액을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여윳돈이라고 해도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리를 해야 할까요? 투자전략을 알려주세요.
A. 투자전략을 짜는 데는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예측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년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칠 큰 테마는 환율과 금리, 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환율을 살펴보죠. 환율을 움직이는 여러 요인 가운데 우선적인 몇 가지를 꼽는다면 환율정책, 경제규모, 외환보유고, 금리수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변동환율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수급에 따라서 환율 변동이 일어나지만 수급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금리도 한 몫을 하고 있어 단순히 한두 가지 요인으로 환율의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율에도 중기적인 추세는 있습니다.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강세기조는 오랜 기간 진행되어왔고 이런 추세는 금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원화의 강세 추세는 수출기업의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데 모 연구소의 통계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평균 손익분기 환율은 달러 당 1,040원~1,060원 수준입니다. 현재 1,000원 아래인 달러 환율은 낮은 수준이죠. 기술혁신이나 원가절감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만회는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당장의 원화가치 상승은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부문에서는 최근 등장해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엔화 역 캐리 트레이드’ 란 문장이 금리가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원래 ‘엔 캐리 트레이드’란 이자율이 매우 낮은 엔화자금을 빌려 비 엔화자산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수익을 거두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만약 일본 중앙은행이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정책금리를 인상한다면 기존에 엔화를 빌렸던 투자자들이 이자 부담과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손 등을 우려해 앞다퉈 비 엔화 투자자산을 매도, 엔화를 갚으려 할 것입니다. 당연히 주식에 투자된 자산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엔화 역 캐리 트레이드라 할 수 있으며 우리 주식시장도 엔화 역 캐리 트레이드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정책금리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입니다.
유가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유가도 50달러 후반과 60달러 초반 사이에서 안정세를 띨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나이지리아 반군의 정유시설 파괴, 미국-이란 간 긴장 고조 등이 현실화하면 유가는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지난해의 급등 후유증과 몇 가지 악재로 인해 조정과 함께 바닥 다지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장세는 2/4분기까지도 연장될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국내주식투자 펀드의 수익은 상반기 중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해외 펀드의 경우 꾸준한 상승과 조정을 보이며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진국 시장 중 일본 시장(니케이225)은 최근 3차례의 바닥권 방어에 성공하며 상승을 보이고 있고 홍콩 항셍지수도 상승추세를 이어가며 추가 상승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반기에서 하반기 초까지는 국내 주가지수연계펀드(ELF)나 해외 펀드 위주로 자산을 구성해 조기 청산 또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가 유망해 보이고 하반기 초 이후에는 실적 장세에 대비한 국내 펀드 위주의 자산 구성이 유리해 보입니다.
또 선생님과 같이 연초 펀드에 투자하신 경우에는 매입평균 단가를 낮추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시장이 하락해 바닥권으로 인식되는 1,300선에 근접할 경우, 같은 펀드 또는 인덱스 펀드를 추가 매수해 투자 펀드의 평균 단가를 낮춤으로써 주가지수 상승기에 대비한다는 것이죠.
추가 매수 자금이 없다면 환매보다는 보유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는 있으나 하반기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기대되는 만큼 꼭 필요한 자금만큼은 환매를 하더라도 당장 평가손실을 감수하고 전체를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정리= 김용식기자 jawohl@hk.co.kr도움말= 우리은행 PB사업단 최재원 차장 lobertchoi@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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