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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들 "우린 놀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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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들 "우린 놀토 없어요"

입력
2006.03.2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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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울 만한 눈망울, 거대한 몸집에서 내뿜는 희뿌연 콧김, 날카로운 뿔끼리 맞부딪치는 육중한 충격음, 관중들의 함성….”

25일 경남 진주시 판문동에 국내 첫 상설 소싸움경기장이 문을 열었다. 진주시가 이날 소 싸움장 개장 기념으로 지난해 전국 소 싸움판에서 8강 이상에 올랐던 쟁쟁한 싸움소 66마리를 한 자리에 불러 진정한 지존을 가리는 ‘왕중왕전’에는 3,000여명의 관중이 모여 초만원사례를 기록했다.

관중들은 몸무게가 1톤에 가까운 거구의 싸움 소들이 움직일 때마다 탄성을 연신 쏟아 내며 소싸움의 진수를 만끽했다.

이번 개장기념 행사에는 ‘소와의 전쟁’ 외에 소싸움 사진전과 민속 닭싸움 대회, 관람객들을 위한 푸짐한 경품행사도 마련돼 흥미를 더했다.

진주시가 전통 소싸움 보존과 계승발전을 위해 13억원을 들여 1만5,000여평 부지에 문을 연 소싸움경기장은 비와 햇볕을 가릴 수 있도록 설계된 3,000석의 관람석을 갖춘 현대식 투우장과 주차장(2,700여평) 등을 갖추고 있다. 강이나 하천 둔치에서 개최해 온 종전의 장외 투우장과는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 30여마리의 싸움소가 참가하는 토요 상설 소싸움대회가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다.

국내 소싸움의 메카인 경남에서는 진주를 비롯, 창원ㆍ김해ㆍ의령ㆍ창녕ㆍ함안 등 6개 지역에서 매년 1~2차례 전국규모의 소싸움 대회를 개최해 왔지만 상설 소싸움판이 벌어지는 것은 진주가 처음이다.

투우장 밖 주차장은 경기가 없는 날 주간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으로, 야간에는 자동차극장과 야외공연장 등 시민들을 위한 다목적 레저공간으로 활용된다.

소싸움 원조를 놓고 진주시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의령군도 지난해부터 의령읍 정암리에 상설 소싸움장 건립에 들어가 올 하반기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의령 소싸움장은 3,025평 부지에 육각형 형태의 관람석(2,000여석)을 갖춰 주말에는 소싸움 경기장으로, 평일에는 싸움소 훈련장으로 활용된다. 군은 소싸움장 관람석에 비 가림 시설을 설치, 전천후 경기가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신흥 소싸움장으로 급부상한 경북 청도군도 화양읍 삼신리 2만4,000여평 부지에 관람석 1만2,000석 규모의 돔(Dome)형 소싸움경기장을 올 연말 개장할 예정이다.

경기장 운영권을 둘러싼 법정다툼으로 2004년 공사가 한때 중단되기도 한 청도 소싸움장은 국내 최초로 마권(馬券)형태의 우권(牛券)도 발행한다.

정영석 진주시장은 “상설 소싸움장을 진양호, 진주성 등 관광지와 연계해 진주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도=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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