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ㆍ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외국인 선수로는 1987년 크로마티 이후 꼭 20년 만에 개막전 4번 타자에 낙점됐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들은 25일자에서 곤도 요미우리 수석코치의 말을 인용, “31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시즌 개막전 때 이승엽이 4번 타자로 출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승엽이 개막전에서 4번을 맡을 경우 요미우리의 역대 70번째 4번 타자가 되며, 요미우리는 외국인 타자가 개막전 4번 타자로 나선 81년과 87년에 모두 정상을 밟았다는 점에서 이승엽에 대한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곤도 코치는 인터뷰에서 “4번 타자는 전경기(센트럴리그 146경기) 출전을 하면서 팀을 리드할 수 있는 선수여야 한다. 바로 이승엽이 적임자이다”라고 밝혔다. 이승엽이 4번으로 낙점 될 수 있었던 것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맹활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승엽은 화이트(81년), 크로마티에 이어 역대 요미우리 용병 가운데 세 번째 개막전 4번 타자의 영광을 안았다. 당초 주장 고쿠보가 4번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얼마 전부터 장딴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4번 확정과 함께 1번 시미즈(좌익수), 2번 고사카(2루수), 3번 니오카(유격수), 4번 이승엽(1루수), 5번 다카하시(우익수), 6번 고쿠보(3루수), 7번 아베(포수), 8번 가메이(중견수), 9번 투수 순으로 타순이 짜일 전망이다. 이승엽과 주전 경쟁을 벌였던 조 딜런은 고질적인 허리통증이 있어 백업으로 밀려났다.
한편 WBC에서 홈런 5방의 불방망이를 과시한 이승엽은 26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히로시마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 14타수 2안타(타율 1할4푼3리) 3타점으로 시범경기를 마감했다. 경기는 요미우리가 4-1로 이겼다. 하라 요미우리 감독은 히로시마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승엽이 4번으로 출전한 이날 라인업을 언급하며 “오늘 배팅 오더가 올시즌 우리 팀의 가장 강한 라인업”이라며 이승엽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시했다. 요미우리는 31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요코하마와 센트럴리그 개막전을 갖는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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