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표면의 4분의 3을 구성하는 바닷물은 어디서 왔을까.
지구과학자 및 천문학자들의 오랜 의문을 풀어줄 새로운 형태의 외계 천체가 발견됐다.하와이대 연구팀은 하와이 마우나케아의 구경 8㎙ 천체망원경을 통해 소행성과 혜성의 특징을 지닌 전혀 다른 천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행성 118401로 이름 붙여진 이 천체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태양 주위를 도는 동시에 수분이 많은 혜성과 같은 긴 꼬리를 지니고 있다.
연구팀을 이끄는 데이빗 주위트 교수는 이 천체를 ‘메인 벨트 혜성’이라고 명명하고 “지구 바닷물에 대한 새로운 해답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서 발행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23일 게재됐다.
태양계 9개 행성 중 유독 지구에만 물이 넘쳐 나는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엄청난 양의 물을 머금은 외계 천체와의 충돌설을 제기해왔다. 지구가 만들어진 초기에는 뜨겁고 매우 건조한 형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듯한 이 이론에는 커다란 맹점이 있다. 태양계의 규모 있는 천체 중 수분을 싣고 지구와 부딪힐 만한 물체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대거 위치해 태양 주위를 도는 소행성은 태양계의 ‘한 가족’이긴 하지만 대부분 암석이나 금속으로 이뤄져 지구에 물을 선물하지는 않았다는 게 정설이다.
반면 얼음 덩어리가 녹으며 분출하는 긴 꼬리를 갖고 있는 혜성은 수분을 많이 갖고 있지만 지구에 접근할 때쯤이면 물이 거의 사라져 ‘후보’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외계 탐사로 밝혀낸 혜성 수분의 성분에 지구의 바닷물에 있는 희귀 성분이 거의 없다는 것도 ‘혜성 충돌 수분 유입설’을 부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메인 벨트 혜성의 발견은 바닷물의 외래 유입설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주위트 교수는 논문에서 “이 천체는 소행성이라고 이름하기는 했으나, 엄밀히 말하면 소행성과 혜성의 특성을 두루 지니고 있다”며 “이 천체가 지구상 바닷물 유입의 원천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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