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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국민께 봉사하고 또 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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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국민께 봉사하고 또 봉사하겠습니다"

입력
2006.03.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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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75) 추기경이 24일 오후 6시30분(이하 한국시간) 로마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공식 서임식에 참석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달 22일 함께 서임된 11개국 15명의 신임 추기경들과 함께 진홍색 수단(발목까지 내려오는 성직자의 평상복) 위에 하얀 중백의(中白衣ㆍ미사와 행렬 때 입는 하얀 겉옷)을 입고 예식에 참여했다.

서임식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추기경 임명장을 낭독하고 새 추기경의 이름을 선포하자 추기경 대표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교황의 강론과 새 추기경의 신앙 고백 및 교회에 대한 충성 서약이 이어졌다.

교황은 “추기경을 나타내는 진홍색은 추기경의 존엄성을 나타내는 표지로 자신을 용맹하게 헌신해 그리스도교 신앙과 평화, 하느님의 백성, 가톨릭 교회의 자유와 복음 선포를 위해 헌신하도록 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훈화한 뒤 새 추기경들에게 진홍색 ‘주케토’(성직자들이 쓰는 작은 모자)와 ‘비레타’(주케토 위에 쓰는 삼각형 모자)를 씌워주고 포옹했다. 정 추기경은 서임식에 참가한 뒤 25일 새벽 3시30분 주 교황청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축하 만찬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정 추기경은 24일 새벽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력이 커졌기 때문에 추기경이 됐다. 국력 신장에 애쓴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기경은 “국민의 은혜를 어떻게 갚을지 물으며 하느님께 기도해왔다“며 “봉사하고 또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추기경은 생명문제와 관련, “낙태와 저출산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 뒤 “인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생명인 만큼 국민 모두가 생명을 존중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양 교구장을 겸하고 있는 정 추기경은 “북한 내 성직자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현실에서 북한 선교 이야기를 꺼내기가 난감하다”며 “교황의 방북도 북한에 성직자가 한 사람이라도 상주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정 추기경은 그러면서도 “(남북한이) 서로 잘못을 뉘우치고 보상해야 하며, 그러면 마음이 열려 대화가 되고 화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화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25일 오후 6시30분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신임 추기경들과 서임 축하 미사를 공동 집전하는데, 이 자리에서 다른 추기경들과 함께 교황으로부터 교황과의 일치를 상징하는 추기경 반지를 받는다. 정 추기경은 27일 오후 7시 교황을 다시 알현한 뒤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 정진석 추기경 문장

출신·사목 지역·목표 등 상징… 기존 문장서 술 진홍색·5단으로

정진석 추기경의 문장(紋章)이 24일 확정됐다.

전체 디자인은 정 추기경이 대주교 시절 사용했던 문장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연두색이었던 모자와 좌우의 술이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으로 바뀌었고, 술도 4단에서 추기경을 상징하는 5단으로 늘어났다.

문장은 원래 중세 유럽 귀족들이 가문을 표시하던 상징인데, 지방 영주를 겸했던 주교들도 약 800년 전부터 이 전통을 받아들였다. 주교들은 자신의 신앙과 철학을 드러내기 위해 문장을 사용하는데, 그 안에는 출신 지역, 사목 지역, 사목 목표 등을 나타내는 상징이 있다.

정 추기경의 문장 왼편의 별 세 개중 가운데 큰 별은 나라 전체를, 좌우 별은 각각 서울(남한)과 평양(북한)을 상징한다. 무궁화도 우리나라를 나타낸다. 칼은 정의를, 비둘기는 성령을 상징한다. 정 추기경이 사목 표어로 정한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은 사도 바오로의 서한에서 뽑은 것이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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