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관계가 심상치 않다.
현재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개인적 친분으로 두 나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깝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주일미군 기지재편, 이라크 파병 자위대 문제 등 지뢰가 즐비하다. 최근에는 일본의 이란 유전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한 양국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는 일본에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8일 호주에서 열린 미일 전략대화에서 일본 정부가 과잉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로서는 국민 건강이 걸린 문제라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 지난해 12월 우여곡절 끝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지만 미국 측 실수로 '위험부위' 인 등뼈가 통관된 사실이 확인되자 1월 수입을 다시 중단했다.
이란 유전 개발을 둘러싼 갈등도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들은 중동 최대급 유전인 이란의 아자데간 개발 프로젝트에 7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에 대해 "이란의 외화 수입을 늘려 결과적으로 핵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며 유전 개발 중단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반면 스기야마 히데지(杉山秀二) 일본 경제산업성 부대신은 23일 "우리는 당초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말하는 등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원 확보를 위해 공을 들여 온 일본으로서는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
이 밖에 자동차를 비롯한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견해 차도 잠재적 갈등 요인이다.
6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고이즈미 총리로서는 맹방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느냐 국익을 우선시 하느냐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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