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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 책, 걱정쟁이 열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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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 책, 걱정쟁이 열세살

입력
2006.03.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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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로 열세 살.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기 직전인 초등학교 6학년이다. 세상 물정 모르고 자기 고집만 피우던 아이에게서 여자친구 문제로 고민하거나 가끔 엄마 아빠 걱정도 해주는 의젓함이 발견되는 때이기도 하다. 최나미의 장편동화 ‘걱정쟁이 열세살’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가슴앓이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6학년 상우의 성장기이다.

초등학교 졸업을 2개월여 앞둔 상우는 이른바 ‘결손가정’ 출신이다. 아빠가 3년 전에 집을 나간 뒤 학습지 교사인 엄마, 중학생 누나와 함께 감나무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그는 담임 선생님은 물론, 가장 친한 석재한테도 아빠 얘기를 털어놓지 못한다. 그런데 가짜로 꾸며낸 여름방학 탐구활동보고서 ‘아빠와의 갯벌체험’이 덜컥 교육청 우수사례로 뽑혀 복도에 내걸린다.

상우는 인터넷에 별똥별의 다른 이름인 ‘유성우’라는 제목의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알게 된 정체불명의 친구 ‘오폭별(오백년 전에 폭발한 별에서 온 외계인)’에게 가족 문제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오폭별이 같은 학교 6학년 친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고민은 쌓여간다.

걱정쟁이 상우는 컴퓨터 세대인 요즘 아이들의 전형을 보여준다. 1970~80년대 동화 속의 아이들은 고도 성장기의 과실에서 소외된 엄마 아빠를 도와야 했던 ‘일하는 아이’의 이미지가 강했다. 자본주의의 물질적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던 90년대의 아이들은 ‘아이답게 놀고 아이로서 사고하는 진짜 아이’로 그려졌다.

그런데 최나미가 발견한 요즘 아이들은 상당히 조숙하다. 인터넷으로 친구들과 소통하고 나름의 세계관으로 사회를 볼 줄 아는 안목도 갖췄다. 아동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아이에서 어른의 세계로 넘어가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의 심리를 잘 잡아낸 ‘바람이 울다 잠든 숲’,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등의 동화를 썼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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