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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민과 인터넷 대화/ "8·31 대책 우습게 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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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민과 인터넷 대화/ "8·31 대책 우습게 보지 말라"

입력
2006.03.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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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8ㆍ31 대책을 우습게 보지 말라”는 농담을 섞어가며 부동산 정책을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좌파, 우파 정책을 가릴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참여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네티즌을 상대로 한 행사인 때문인지 노 대통령은 평소보다 농담을 자주 섞어가면서 재미 있게 답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노 대통령은 “인터넷에서 옛날에는 나를 지원하는 글이 압도적이었는데 저도 이제는 박살 나고 있더군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신년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해 입장을 대부분 밝혔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의 답변은 많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예정 시간을 40분 넘긴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양극화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나.

“소득 양극화가 재산 양극화로 가면서 사회적 기회의 양극화로 진행되고 있다. 어떤 분들은 양극화 얘기를 자꾸 하는 것은 성장쪽에 치중하지 않고 분배 정책으로 가려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지만, 중립적 관점에서도 심각하게 양극화 문제를 다루는 것이 옳다. ”

-양극화에 대해 참여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 있다.

“아직 양극화 문제 해결의 가닥을 못 잡고 있는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 그러나 외환 위기와 가계 부채, 카드 사태 등 그간의 위기가 극복되면서 좀 좋아지고 있다.”

-집값을 잡겠다고 했는데 언제 가시화하나.

“부동산 정책의 결과에 대해 자신한다. 일부 언론이 8ㆍ31 조치의 위력을 제대로 전달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3단계 부동산 대책을 준비하고 있고 4단계, 5단계까지 나올 수 있다.”

-자립형 사립고 확대는 양극화 심화 정책이고, 평준화 정책은 잘하는 학생을 끌어내리는 하향 평준화라는 지적이 있다.

“특수 목적고, 자립형 사립고는 평준화에 배치되는 정책이다. 그러나 수월성, 특수한 방향의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특수성을 내세워 전국민 서열화로 가자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대학이 본고사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게 서열화인데 그럴 필요는 없다. ”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을 올리면 샐러리맨도 동참할 것으로 보는데.

“세금 얘기가 나오니까 바로 월급쟁이가 봉이냐는 말이 나왔다. 자영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뜻을 알겠지만, 잘못 이해하고 있다. 세금을 더 올리더라도 모든 봉급 생활자를 봉으로 만들자는 게 아니다. 세금 문제에 대해 화를 낼 분들은 상위 20% 소득자들인데 나와 대화를 좀 했으면 좋겠다.”

-언제쯤 서민들이 경제 회복을 체감할 수 있나.

“회복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언제인지는 표현하기 어려운데, 상당 기간 경제가 계속 잘 갈 것이다. 2004년에 1 주에 4,000원, 5,000원 하던 하이닉스 주식이 지금은 1만 5,000원 가량 돼서 죽던 외환은행이 벌떡 일어나 값이 비싸지고 서로 사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이제 한숨 돌리고 걱정말고 쓰기 바란다.”

-손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어떻든 내가 대통령 되고 난 뒤에 정부나 권력에 대한 국민의 지위는 많이 향상된 게 사실 아니냐. 이제 국정원은 겁 안난다. 제도적으로 큰 개혁을 안 해도 대통령이 민주적이면 국정원이 민주적이 되는 수준까지 왔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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