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일본 소니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를 앞세워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양 사는 국내 게임 개발사들과 물밑 접촉을 벌이며 한글판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11월 전세계에 동시 발매 예정인 차세대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통해 국내에서 온라인 게임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MS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엑스박스360’을 이용한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제공하고 있다.
소니는 온라인 게임서비스 제공에 앞서 PS3에 유ㆍ무선 초고속인터넷 접속 기능을 추가하고, 각종 온라인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특히 소니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겨냥해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에 따르면 소니는 조만간 전세계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만 볼 수 있도록 PS3의 온라인 게임관련 정보를 담은 ‘DCI’(downloadable contents initiative) 사이트를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3개 국어로 제공할 계획이다.
SCEK 관계자는 “그만큼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높이 평가하며, 이들과 적극 협력해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소니는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접촉하고 있다. SCEK 관계자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일본 본사 관계자들이 다녀갔다”며 “공동 게임개발 등 여러 가지를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MS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 엑스박스360을 출시한 MS는 ‘엑스박스 라이브’라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13가지의 한글 온라인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MS는 앞으로 국내 게임 개발사들과 협력해 ‘고스톱’ 등 한글 온라인 게임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MS 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사업부의 앨런 보우만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는 지난달 방한해 “엔씨소프트 등 한국의 50개 게임개발사와 엑스박스360용 게임 개발을 협의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양 사가 국내 온라인 게임에 관심이 많은 것은 게임 산업의 미래가 온라인 게임에 달려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라인 게임 강국인 한국시장을 통해 온라인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시험하고, 앞선 기술을 보유한 한국 게임업체들과 협력해 세계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가정용 비디오 게임의 시장 규모가 2,682억원으로 예상되는 데 비해 온라인게임은 1조6,542억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수익성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입장이다. 모 게임업체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새로운 무대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며 “게임 시장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많은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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