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멘토제 도입…300여 협력사 애로 해결
21일 오전 경기 양주시 장흥면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4공구 현장. 사패산터널 구간으로 잘 알려진 공사 현장에서 임호철 소장을 중심으로 한 정원종합산업 현장 직원들과 한창부 현장소장이 이끄는 GS건설 현장팀이 이른 아침부터 공사현장 곳곳을 점검하기 위해 나섰다.
터널 안으로 들어간 두 팀 직원들은 전날 마친 공정이 밤새 아무 일 없는지 확인을 한 뒤에야 이날의 새 공정에 들어갔다.
안전 점검을 마치고 나온 임 소장은 “다른 토목 현장과는 달리 터널 공사는 한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되며, 공사 특성상 안전점검이 어느 현장보다 강조되는 곳”이라며 “GS건설측의 체계적인 안전점검 시스템이나 과학적인 측량 지원 덕분에 공사 진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1985년 창립한 정원종합산업은 88년 LG전자 청주4공단 부지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GS건설과 18년간 협력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당시 연매출 70억~80억원 수준이던 회사 규모가 지금은 1,300억원 규모의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협력업체를 꾸준히 지원해 온 GS건설 덕분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원종합산업 김광식 전무는 “토목사업을 시작한 지 16년째인 2000년부터 토목분야 3~4위권의 전문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GS건설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긴밀한 상생관계가 두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GS건설과 협력업체와의 상생은 ‘멘토’(mentor) 제도에서 잘 드러난다.
GS건설은 2004년 300여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멘토제를 도입했다. 선배가 신입사원이 회사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제도를 협력업체에 확대 적용한 것. 협력업체 멘토를 맡은 GS건설 임직원들은 해당 협력사들을 분기마다 방문해 그들의 애로사항이나 불만, 건의를 받아 들인다.
GS건설은 협력업체 대표와의 만남의 자리도 정기적으로 갖고 상호 협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GS건설은 2004년 9월부터 협력업체 대표와의 공식 모임인 ‘자이(XI) CEO포럼’을 열고 경영혁신과 경쟁력 제고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서로 의사를 교환하면서 멘토 제도나 온라인 협의로 풀지 못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자리이다.
협력업체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덕택에 GS건설은 지난해 사상 최고 매출 실적인 5조6,000억원을 달성했고, 8조2,000억원의 수주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김갑렬 GS건설 사장은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은 투자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침체된 건설 경기를 헤쳐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고의 매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상호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GS의 상생경영은 비단 건설부문 뿐이 아니다. 주력 자회사(정유회사)인 GS칼텍스의 경우 7일 이내 100% 현금결제, 3년 이상의 장기거래, 역구매제도(GS칼텍스 제품 구매시 정부의 중소기업지원 자금을 활용토록 하는 것) 등 다양한 상생 모델을 앞장서 만들어 가고 있다.
전남 여수에 있는 GS칼텍스 공장은 2000년부터 우수 협력업체들과 3년 내지 5년의 장기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소업체가 품질이나 신용이 우수하더라도, 매년 대기업과 새로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경우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일정 기간 계약을 보장해줌으로써 오직 제품의 품질 향상에만 신경을 쓰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 GS칼텍스 여수 공장의 설비 유지ㆍ보수업무를 맡고 있는 협력업체 유한기술의 장승혁 사장은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인 거래처가 확보되면서 기술적 노하우도 쌓을 수 있게 됐다”며 “각종 신기술 적용은 물론 장비개발도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수 공장에서는 전남대와 공동으로 MBA(경영학 석사)과정을 개설,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회사 기능직 직원들도 GS칼텍스의 직원 교육과정을 수강토록 해 기술수준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GS칼텍스의 김명환 전무는 “협력업체를 단순한 용역업체 아닌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아끼는 후배처럼 일류가 될 수 있도록 키워야 우리 회사도 일류회사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상호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공동분모를 꾸준히 넓혀나간다는 게 회사의 경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전태훤기자 besame@hk.co.kr
■ 강대신 회장 "전폭적 지원 덕에 업계 3,4위 발돋움"
“GS건설이 크는 만큼 우리회사도 따라 큽니다.”
토목전문건설업체인 정원종합산업의 강대신 회장은 “창업한 지 불과 16년 만에 업계 3~4위권의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협력업체에 대한 GS건설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고, GS건설이 짧은 기간 안에 업계 5위로 올라선 것도 협력업체들의 공(功)”이라며 상생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1988년 처음 GS건설의 하도급 공사를 맡으면서 시작된 협력관계가 18년간 이어지면서 지금은 회사 매출의 35%가 GS건설이 발주한 공사가 차지할 정도로 긴밀해졌다”며 “GS건설로도 정원종합산업이 갖는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GS건설이 수주한 아파트와 도로공사, 지하철 공사 중 대부분의 토목관련 사업은 정인종합산업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500여 개의 GS건설 협력 업체 가운데 정원종합산업이 지난 94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우수 업체로 선정된 것도 바로 이 같은 협력관계 덕분이다.
강 회장은 “정보나 자금, 기술 모든 분야에서 부족한 중소업체가 혼자 성장하기란 사실상 기적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확률이 낮다”며 “우리 회사가 토목전문건설회사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도 대형사가 갖고 있는 정보와 관리능력, 자금지원 등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 박정일 사장 "장기계약 맺으니 안정적 경영 가능"
“관급공사에 물건을 대는 것 보다 여건이 더 좋습니다.”
GS칼텍스 여수 공장에서 소방시설 관리 및 자재공급을 대행하는 협력업체 영동ENC의 박정일(48ㆍ사진) 사장은 “물건을 납품하면 1주일만에 현금으로 결제해준다”며 “공급물량이 크면 20~30%의 선급금도 내준다”고 말했다. 10여전부터 GS칼텍스와 거래를 해왔다는 박 사장은 “자금 결제도 그렇지만, 2003년부터 우수 협력업체와 3년 단위의 장기거래를 통해 안정적 관계를 맺고 품질향상을 꾀하고 있는 점이 중소업체로서 가장 큰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소화기 하나를 납품할 때마다 입찰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에 늘 불안했고, 비상 상황을 고려한 재고 확보는 엄두를 낼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필요한 물건을 저렴할 때 대량 구매, 원가 절감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회사 운영도 가능하게 됐다는 것. 그는 특히 “소방시설 뿐 아니라 기름 유출이나 해양오염 사고에 대비, 기름을 흡수하는 흡착포 등도 GS측이 장기 계약을 해준 덕분에 구비해 놓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GS측에서 우수 업체로 인정해주고 큰 기회도 준 만큼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하려 늘 노력하고 있다”며 “큰집이 잘돼야 저의 같은 작은 집에도 좋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 GS의 사회공헌, 저소득층 난방유 지원
GS그룹은 LG그룹에서 분리돼 지난해 3월 사명을 바꾼 이후 국민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서기 위해 자회사나 계열사별 특성에 맞게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룹의 큰형격인 GS칼텍스는 정유회사의 이미지를 살려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모토로 지난해 초 사회공헌 전담 부서를 신설, 나눔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96년부터 공장이 있는 여수시의 중고교ㆍ대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3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보너스 카드로 기름을 넣을 때 일정 포인트를 적립해 저소득층의 난방유를 지원하는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 캠페인도 전개한다. 직원이 월급에서 일정액을 기부하면 회사도 동일한 금액만큼 더 보태 사회에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제도도 시행중이다.
GS홈쇼핑은 제품 판매로 얻어지는 경상이익의 2%(10억원 이상) 정도를 공익사업에 지출하고 있다. GS건설은 발레 공연협찬과 학술활동 지원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GS리테일은 백화점이나 할인점 별로 인근의 복지시설과 자매결연을 맺고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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