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1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문제와 관련, “내 임기 중에는 미군이 이라크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며 “미군의 완전 철수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 동안 이라크 미군의 철수 일정표 제시를 일관되게 거부해 왔으나 완전 철수 여부를 차기 정부의 과제로 넘기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올들어 두 번째로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한 뒤“(이라크에서) 성공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전제, “승리를 위한 계획이 없다면 우리 군대를 그곳에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에게 인내를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 중 이라크 미군의 완전 철군 배제 여부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내가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라크 미군의 규모는 현지 미군 사령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에서 종파간 폭력사태가 있었지만 내전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테러리스트들은 굴복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더 힘든 전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라크에서의 진전을 미국인들이 이해하는 게 중요하며 자유롭고 안전한 이라크의 윤곽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의 장기화와 관련,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경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일을 잘했으며 그가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든 도상 전쟁 계획은 우리가 적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럴듯해 보인다”고 럼스펠드 장관을 두둔했다.
이란 핵 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는 당장 외교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미-이란 대화는 이라크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고 핵 문제는 유럽연합(EU) 3개국 주도의 협상과 국제기구에서 다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이라크 전 3주년에 즈음 해 “대 테러전은 ‘관대한 무위’가 아닌 적극적인 행동을 필요로 하며 지역과 종파를 막론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이 나서야 할 문명에 관한 전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은 “문명간 충돌이 아니라 문명에 대한 충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