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은 21일 아이튠(iTunes)에서 구매한 음악파일을 아이팟(iPod)에서만 들을 수 있도록 한 애플사의 방침을 독점으로 규정, 이를 금지하는 온라인저작권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296표, 반대 193표로 가결된 이 법안은 상원으로 이관돼 5월께 다뤄질 예정이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 최종 통과되면 애플은 자사의 휴대용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과 아이팟용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인 아이튠의 포맷을 다른 MP3에도 모두 개방해야 한다.
애플은 자신의 공간에서만 머무르도록 하는 ‘월가든’(Walled garden)이란 기술을 통해 아이튠의 음악을 아이팟만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아이팟도 아이튠에서만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 다른 업체들의 원성을 사왔다.
애플은 최근 3년 동안 10억 곡을 판매하는 등 전세계 온라인 음악 다운로드시장에서 7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이 법안은 또 애플과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각 사의 복제방지 관련 기술을 공유토록 함으로써 각 사가 배타적으로 독점 운영해온 플레이어와 관련 사이트에 대해 서로 호환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와 함께 종전까지 불법으로 음악이나 영화 파일을 다운받은 이용자에게 벌금 30만 유로를 부과하고 실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현실화해 38~150 유로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저작권 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처, 온라인 음악시장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IT기업의 특허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조치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BBC는 22일 “이번 조치가 온라인 음악 소비자에겐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준 것이지만 애플에겐 철퇴가 내려져 프랑스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칼럼을 통해 “기술개발과 혁신으로 이익을 창출하려는 IT기업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상원은 법안을 통과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애플은 아이튠과 아이팟 기술을 개발해냈고 그에 합당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며 “애플을 선택하느냐 마느냐는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지 정치인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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