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할인점 업계 4위인 한국까르푸가 이르면 27,28일께 매각이 결정될 전망이다. 매각 방식은 전국 32개 점포 모두를 통째로 넘기는 ‘일괄매각’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매각금액은 1조5,000억~1조8,000억원선이다.
까르푸 관계자는 22일 “필립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이 이 달 안에 매각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이르면 다음주 초 매각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까르푸 노조는 회사매각 방침에 대응, 26일부터 고용승계 등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경욱 노조위원장은 “이 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고 4월초부터 실사에 들어가는 것으로 내부에서는 모두 알고 있다”며 “노조측에서는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회사에는 실사에 협조하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에 대해서는 실력으로 저지를 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전의 판세는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기업에 비해 까르푸와 지역적으로 중복된 점포가 상대적으로 적은 홈플러스는 최근 까르푸가 법무법인 김&장을 통해 인수 관심기업을 대상으로 한 개별 설명회에서 1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홈플러스는 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점포수가 42개에서 74개로 늘어나고 매출도 4조6,000억원에서 6조5,000억원으로 커지면서 1위인 신세계 이마트(79개점포, 매출 8조1,000억원)를 위협하게 된다. 특히 프랑스 까르푸와 영국 테스코가 본사 차원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알려져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할인점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롯데마트도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롯데쇼핑 상장으로 4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롯데그룹은 까르푸를 빼앗길 경우 ‘만년 3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가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도 구학서 대표가 공식적으로 인수의사를 표현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수가격은 1조5,000억~1조8,000억원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까르푸측이 최저 매각금액으로 1조5,000억원으로 제시했고, 홈플러스가 1조8,000억원을 내놓아 이 범위 내에서 결정된 가능성이 높다.
한화증권 오승택 연구위원은 “이마트가 인수할 가능성은 낮고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두 회사 중 누구든지 까르푸를 인수한다면 1위인 이마트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은 “매각가격은 1조5,000억원 정도가 적정하며 그 이상을 투자한다면 리뉴얼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남는 장사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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