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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兆대 휴대전화 기술 또 샐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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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兆대 휴대전화 기술 또 샐뻔

입력
2006.03.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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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우리의 휴대폰 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1조 3,000억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뻔했으나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긴밀한 공조수사로 미수에 그쳤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이건주 부장검사)는 22일 최신 휴대폰의 회로도를 빼내 카자흐스탄의 정보통신회사에 넘기려 한 S사 이모(34) 선임연구원과 해외건설 컨설팅 기획실장 정모(34)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2일 S사 사내 통신망에 접속해 최신 슬림형 휴대폰과 내장 안테나 휴대폰(PCS)의 회로도와 배치도 15장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평소 회사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고 거기에 1억여 원의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초ㆍ중학교 동창인 정씨를 만났다.

평소 카자흐스탄 관련 사업 경험이 많았고 CIS(독립국가연합) 지역에서 휴대폰 사업을 구상 중이던 정씨는 이 연구원에게 3억원의 카자흐스탄 통신회사 이적료, 연봉을 줄 테니 함께 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의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중순 카자흐스탄 정보통신회사인 N사의 임원 2명을 만나 회로도 등을 보여주며 휴대전화 제조 컨설팅 비용으로 미화 200만 달러(약 19억원)를 요구했다.

그 후 이들은 N사에 직접 양해각서(MOU)를 만들어 보냈고, N사에서 연락이 없자 같은해 12월 16일 제3의 카자흐스탄 인에게 회로도 2장을 N사에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첩보를 입수해 신속히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관련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유출될 뻔한 회로도를 모두 압수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최근 카자흐스탄 등 CIS 지역이 세계적인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기술유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다”며 “만약 기술이 유출되었다면 엄청난 국부 손실이 있을 뻔했다”고 말했다.

현재 카자흐스탄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24%) 기업인 S사로선 휴대폰 개발 비용, 향후 5년간 매출 손실액 등 최고 1조3,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었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검찰은 “첩보수집부터 수사진행까지 국정원과 긴밀한 협조를 해왔다”며 “앞으로도 국정원과 공조체제로 신속하게 정보를 수집해 산업기술 유출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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