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22일 금강산에서 끝난 제13차 남북 이산가족 1진 상봉행사에 참석했다 남쪽으로 돌아가려는 이산가족을 여러 시간 동안 사실상 억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북측은 20일부터 계속된 상봉행사 과정에서 남측 언론이 ‘납북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보도했다는 이유로 SBS 기자의 철수를 요구했으나 남측이 이를 거부하자 이산가족의 남쪽행도 막은 것이다.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납북자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측은 이날 오전 남측 이산가족 1진 99가족 149명이 금강산호텔에서 작별 상봉행사를 마치고 오후 1시 남쪽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이들의 버스를 오후 늦게까지 출발시키지 않았다.
이어 북측은 “납북자 보도를 했던 SBS 취재기자도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남측은 “북측의 요구는 남북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부했다. 남측은 “이산가족만이라도 먼저 남쪽으로 돌려보내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이 SBS 기자의 철수를 계속 요구, 오후 늦게까지 파행이 빚어졌다.
남측 언론은 지난 20일 1969년 서해상에서 납북된 신성호 선원 천문석(76)씨와 남측의 아내 서순애(69)씨의 상봉장면을 남쪽으로 위성 송출하려 했으나 북측은 ‘납북’, ‘나포’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송출을 중단시켰다. 21일 관련 내용을 보도한 취재진 중 SBS와 MBC 기자의 취재 중단을 요구해 남측 기자단이 전면 취재거부에 나서는 일도 발생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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